아주경제 노승길 기자 = 차이나머니가 한국으로 밀려오고 있다. 정부가 외국인직접투자 유치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자본유입이 제조업을 넘어 부동산, 금융 등 각 분야로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차이나머니의 유입은 지역경제활성화를 가져온다는 이점과 함께 중국 자본에 의한 토지 잠식 등의 부작용에 대한 비판도 나오는 상황이다.
12일 구기보 숭실대학교 교수가 발표한 '차이나머니의 유입에 따른 우리나라의 대응방안'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에 유입된 외국인직접투자 규모는 신고기준 190억 달러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이 중 중국 자본이 차지하는 비중은 11억9000만 달러에 달했다.
특히 차이나머니는 제조업을 넘어 부동산, 금융 등 각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
중국 자본의 우리나라 부동산에 대한 투자는 제주도를 시작으로 인천, 강원도로 확대되고 있으며 금융 부문 역시 단순히 증권시장에서 주식과 채권을 매입하는 포트폴리오투자를 넘어서 우리나라 증권사와 보험사를 인수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2010년 투자이민제가 도입된 후 중국 자본의 제주도에 대한 투자는 2010년 4212억 원에서 2011년 9842억 원, 2012년 1조 9032억 원, 2013년 2조 3867억 원으로 늘어나는 등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제주도의 외국인 토지매입의 90%가 차이나머니인 상황이다.
또한 강원도와 강릉시는 중국 샹차오홀딩스와 2000억원 규모의 '차이나 드림시티 조성사업'에 대한 투자 양해각서를 체결했고, 최문순 강원지사는 중국 다롄 금학항공복무유한회사로부터 2018평창동계올림픽 전에 동해안 지역에 33만여m²규모에 10억 위안을 투자하는 국제관광종합휴양지조성 투자 의향서를 체결했다.
금융시장 역시 차이나머니 열풍이 거센 상황이다.
중국이 보유한 우리나라의 주식과 채권은 2007년 1360억원에서 지난해 8월 기준 24조원으로 175배가 늘어났다.
중국 자본의 우리나라 주식시장에 대한 투자는 2013년 3조5440억원에 이어 지난해에는 2조20억원을 매입해 미국, 일본에 이어 3위 투자자가 됐다. 특히 지난해 중국 자본이 우리나라 채권시장에 순투자한 금액은 2조2000억원으로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3월 대만 유안타증권이 동양증권을 인수한 바 있으며 지난 2월에는 총 자산 7000억 위안의 중국 안방보험이 동양생명 지분 57.5%를 1조1000억원에 인수하기로 서명했다.
이렇듯 전방위적으로 밀려오는 중국자본의 가파른 유입세에 대해 전략적인 대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크다.
구기보 교수는 "중국 자본이 제주도에 대거 유입되면서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가 나타나고 있고 강원도에도 조만간 개발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며 "중국 자본의 유입은 우리나라 기업이 해외직접투자를 확대하면서 나타나는 일자리 감소나 세수 감소 등을 보정하는 데 일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중국 자본 유입에 대한 부정적인 기류가 형성되고 지나치게 제한을 가하는 것은 오히려 더 큰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으며 앞으로 외국 자본의 유입이 필요한 업종을 선정해 전략적이고 선별적으로 차이나머니를 유치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