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권혁기 기자 = 중앙대 연극학과를 졸업한 배우 강한나(26)는 대학 입학 때부터 20여편이 넘는 독립·단편영화에 출연했다. 다수의 연극무대 역시 그녀가 경험한 현장은 다양하다. 동(同)대 연극학과 석사과정 중인 강한나는 실전을 위한 이론을 배우고 싶어 학업을 연장했다. 지금은 휴학 중이지만 언제나 연기에 대해 갈증을 느끼며 공부했다.
10일 오후 서울 충정로 아주경제 본사에서 강한나를 만났다. 영화 ‘순수의 시대’(감독 안상훈·제작 화인웍스)에서 기녀 가희 역을 맡아 신하균, 장혁, 강하늘, 이재용, 손병호, 사희, 김다예, 최무성, 강경헌, 김구택, 기주봉 등 수많은 배우들과 호흡을 맞춘 강한나는 여전히 연기에 목말라 있었다.
확고한 인생관과 연기관을 보인 강한나는 ‘순수의 시대’에서 노출신을 감행했다. 완벽한 몸매를 자랑한 강한나는 신하균, 장혁, 강하늘 세 배우 모두와 베드신을 소화했다. 수위가 높았지만 프로정신을 발휘, 작품 완성에 기여했다.
“그 시대의 여성상이 자연스럽게 담기길 바랐다”는 그는 “그 시대에 아름답다고 표현되는 몸매라는 게 있어 다이어트를 특별히 하지는 않았다. 필라테스를 위주로 척추를 바로 잡고 몸의 유연성을 길렀다. 신하균 선배는 식단까지 조절하며 역할에 맞는 몸을 만드셨는데 정말 자연스럽고 멋있었다”고 회상했다.
앞서 신하균은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강한나에 대한 극찬을 아끼지 않은 바 있다. 신하균은 “그렇게 성실한 배우는 처음 봤다”면서 “감독의 디렉션, 그날 있었던 일들을 노트에 필기한 것도 그렇지만 신인배우로서 감당하기 힘든 신들이 많았는데 잘 소화했다. 다음 작품이 기대되는 여배우”라고 평가했다.
“현장에서 선배님들의 연기하는 모습을 보면서 배우는 게 많았어요. 현장에서의 자세부터, 진지하게 연기하시는 모습을 보면 정말 심혈을 기울이신다는 생각을 했죠. 스태프들을 챙기는건 말할 것도 없었고요. 진짜 한 배를 탄 동지애가 느껴졌어요. 열정을 불태우면서도 즐거움을 잃지 않았던 현장이었어요. 먼 훗날의 일이지만, 저도 그런 선배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그는 그런 선배들을 만난 것을 자신의 ‘복’이라고 말했다. “좋은 분들을 만나 여기까지 왔다고 항상 생각해요. 계속 도와주시는 분들이 계시고, 좋은 기운을 받아 지금의 저를 보여드릴 수 있다는 거죠. 정말 감사해요. 사람이 주는 복이 크다고 느껴요.”
인간 강한나의 최종 목표는 무엇일까?
“작은 것에도 감사하고 행복할줄 아는 마음을 가진 사람이 됐으면 좋겠어요. 큰 것을 바라는 사람 보다는 살면서 소소하게 행복을 느낄 줄 아는 사람. 그렇다고 앞만 보고 행복하게 살자는 의미는 아니고요(웃음). 너무 먼 큰 그림만 바라보고 목적만 크면 현실은 불만족스럽고 짜증을 내게 되는 일들이 비일비재하잖아요. 소소한 것에서 즐거움을 찾고 웃고 소통하는 것. 제가 연기하는 것도 즐거움을 찾고 누군가와 소통하고 싶기 때문인 것 같아요. 꾸준히 쉬지 않고 걸어가되 주변도 보고 싶어요.”
인터뷰가 끝나고, 가볍지만 정확하게 한걸음씩 내딛어 돌아가는 강한나의 발걸음이 꼭 강한나의 마음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