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연 “싱가포르, 복합리조트 유치로 관광·오락 수입 27배 증가”

2015-03-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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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싱가프로는 복합리조트 유치로 싱가포르의 관광·오락수입이 4년 새 27배 증가했다. 한국이 마이스(MICE) 산업 육성을 위해서는 싱가포르의 성공 사례를 벤치마킹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MICE 산업은 회의(Meeting), 포상관광(Incentives), 컨벤션(Convention), 이벤트와 전시(Events & Exhibition)의 앞 글자를 딴 것으로 국제회의를 뜻하는 컨벤션이 포상관광, 전시·박람회 등 복합 산업으로 해석되며 생겨난 개념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 원장 권태신)은 12일 발표한 ‘관광(MICE)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 도입을 위한 규제 완화 방안 : 복합리조트의 전략적 유치를 위한 제언’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싱가포르는 2005년부터 MICE 산업 육성을 위해 인프라와 제도를 재정비하고, 2010년 두 개 복합리조트 ‘마리나베이샌즈’와 ‘리조트월드센토사’를 개장했다. 그 결과 관광·오락 부문의 수입이 리조트 개장 이전인 2009년 약 2억100만 싱가포르 달러에서 2013년 약 54억7100만 싱가포르 달러까지 약 27배 증가했다. 싱가포르 전체 관광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 또한 2009년 60분의 1에 불과했으나, 최근 2013년에는 4분의 1 수준을 넘어섰다.

한국과 싱가포르를 비교했을 때 관광수익과 관광객 1인당 소비격차가 2010년을 기점으로 크게 벌어졌다. 정승영 한경연 선임연구원은“싱가포르는 카지노를 복합리조트 부대 수익사업으로 유치하고 있는데, 카지노에서 발생하는 수익이 총 수익의 70~80%에 육박할 정도로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고 설명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관광산업이 외형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데 비해, 질적 성장은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외국 관광객 수는 1420만 명으로, 2005년 약 600만 명에서 9년 새 두 배 이상 증가했다. 반면 관광수지는 2013년 기준 28억 달러 적자를 기록하는 등 소비 규모는 여전히 저조한 실정이다. 한경연은 “관광만을 목적으로 하는 일반적인 관광사업 패턴에서 벗어나 MICE 관광으로 중심축을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제협회연합(UIA)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국제회의 개최 횟수는 635건으로 세계 3위 수준이다. 싱가포르 994건, 미국 799건에 이어 세 번째로 국제회의 개최 횟수가 높다.

정 선임연구원은 “우리나라는 경쟁국인 싱가포르나 미국에 비해 시설 등 인프라가 부족한데도 국제회의 유치에 높은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며 “성장 잠재력이 큰 MICE 산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MICE 참가자의 대부분이 대도시 도심지에서의 쇼핑, 역사·문화자원 관광 등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관광과 쇼핑 등이 원스톱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접근성이 높은 도심지에 복합리조트를 유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경연은 싱가포르처럼 복합리조트 유치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주 수익원인 카지노 운영 제도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현재 법률상 MICE 산업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큰 제약이 없지만, 카지노 시설은 별도 허가제도에 따라 설치·운영이 제한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내·외국인이 모두 이용 가능한 오픈 카지노의 경우, 2025년까지 폐광지역에만 개설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와 달리 싱가포르는 오픈 카지노 정책을 도입하고 있다. 카지노 운영으로 인한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복합리조트 내 카지노 면적 비율을 엄격히 제한하고, 관광객 유치수에 비례해 면적 상한을 조정하는 인센티브 체계를 적용하고 있다.

정 선임연구원은 “우리나라도 싱가포르와 같이 유명 복합리조트 기업의 투자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오픈 카지노 정책 도입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다만 사행산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 등을 고려해 단계적인 제도 개선을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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