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정부 당국자에 따르면 북측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남측 개성공단관리위원회를 방문해 개성공단 토지사용료 부과 문제에 대해 협의하자고 통보했다.
이 당국자에 따르면 일종의 토지세인 개성공단 토지사용료에 대해 남북은 공단 조성 당시 북측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과 남측 개발업자가 임대차 계약을 체결한 2004년을 기점으로 10년이 지난 다음해, 즉 2015년부터 부과하기로 합의했다.
11년째가 되는 올해 처음 토지 사용료를 내야 하지만, 구체적인 기준과 액수는 남북 양측이 별도로 협의해 정하도록 돼 있다.
이와 관련, 북측은 지난 2009년 3.3㎡당 5~10달러의 토지사용료를 당장 걷겠다고 주장했으나 우리 측의 반대에 무산된 바 있다.
정부 당국자는 "당시 북측의 요구 수준은 지금도 수용할 수 없는 액수라면서 개성공단보다 임금도 높고 경영 환경도 좋은 베트남 호치민시도3.3㎡당 2.8 달러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북측이 요구한 토지 사용료 10달러를 개성공단 전체 면적에 적용할 경우 기업들은 매년 약 1000만 달러, 우리 돈으로 110억여원의 토지 사용료를 새롭게 내야 한다.
따라서 앞으로 남북이 토지사용료를 놓고 협의를 하더라도 금액과 부과면적 등을 놓고 파열음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최근 개성공단에서는 이밖에도 북한의 일방적 조치에 따른 갈등의 소지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북한은 지난해 11월 일방적으로 개정한 개성공업지구 노동규정 13개 조항 중 최저임금 상한선 폐지 등 2개 조항을 우선 실시하겠다며 월 최저임금을 3월부터 70.35달러에서 74달러로 인상하겠다고 지난달 일방 통보했다.
북측이 일방적으로 인상을 선언한 3월분 임금은 4월 10~20일 즈음에 북측 근로자에게 지급되는데, 이에 앞서 임금 정산이 시작되는 이달 말부터 현장에서 마찰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정부도 북측의 일방적 임금 인상에 대해 수용 불가 입장을 고수하면서 입주기업을 대상으로 단속에 들어가는 등 단호한 태도로 맞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