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정치연 기자 = 전세의 월세전환이 가속화 하면서 물량이 많아 그동안 내림세였던 월셋값이 2년여 만에 오름세로 돌아섰다.
전통적으로 학군 수요로 전셋값이 급등하는 1월과 2월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재건축 이주까지 본격화되면서 월세도 수요가 공급을 넘어서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계절적인 학군수요와 재건축 아파트 이주수요가 겹치면서 전세를 구하지 못한 세입자들이 월세로 돌아서면서 월세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서울 아파트의 월세 거래는 사상 최대인 5250건을 기록했다.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11년 1월 이래 가장 많은 건수다. 전국의 월세 가구 비중도 55%에 달하면서 전세 가구를 크게 앞질렀다.
특히 월세 거래는 강남과 서초 등 학군 수요가 큰 지역에서 두드러졌다. 강남이 750건으로 가장 많았고, 송파에서 542건, 서초에서 465건, 노원에서 409건이 각각 거래됐다.
단지별로 보면 서울 반포동 반포리체아파트 84㎡형의 경우 지난해 1월 보증금 6억원에 월세 100만원에 거래됐지만, 올 들어 6억원에 140만원으로 월세가 40만원 이상 올랐다. 보증금 1억원에 월세 150만원 하던 잠실동 리센츠아파트 84㎡형도 1년 사이 월세가 50만원이나 상승했다.
반포동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강남 일대를 중심으로 전세 물량이 부족하게 부족해지면서 반전세라도 입주하겠다는 손님이 크게 늘었다"면서 "지난해와 같은 수준으로 월세를 얻으려면 보증금을 1억원 이상 올려줘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세 품귀 현상이 당분간 이어지면서 월세 전환은 불가피한 선택이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한국감정원 관계자는 "잇따른 전세난에 내 집 마련으로 돌아선 사람도 있지만, 자금 사정 등으로 주택 구매가 여의치 않은 세입자 일부는 보증부 월세를 얻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러한 월세 전환 가속 추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