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최서윤 기자 = 미국인이 가장 적은 돈으로 떠날 수 있는 해외 여행지가 러시아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달러화 강세의 영향 탓이다. 미국 정부가 경기 부양을 위해 풀었던 돈줄을 지난해 11월부터 다시 조이기 시작하면서 국채 금리가 상승해 강(强)달러 현상이 나타났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는 지난 2일(현지시간) 여행정보 사이트 트립어드바이저가 공개한 국가별 호텔 숙박비 변동 보고서를 인용해 러시아 호텔의 하루 평균 숙박비가 지난해 대비 45% 하락한 80달러로 나타났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신문은 “달러 강세로 구매력이 높아진 미국인에게 이 시기가 바로 해외 여행할 좋은 기회”라며 나라별 호텔 객실 요금의 하락 수치를 정리했다.
숙박비 하락률 1위를 차지한 러시아의 루블화 가치는 달러화와 비교해 79% 떨어졌다. 지난해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서방의 경제제재 조치와 유가 급락이 주 원인이다.
우크라이나 호텔 숙박비는 71달러로 38% 감소해 2위를 차지했으며 스웨덴이 151달러로 19% 하락해 3위에 올랐다. 노르웨이 호텔 숙박비는 173달러(하락률 17%)로 4위를 차지했고 이어 루마니아 65달러(16%), 폴란드 67달러(15%), 불가리아 64달러(14%), 프랑스 109달러(13%), 모로코 106달러(12%), 우루과이 131달러(12%) 순으로 나타났다.
호텔 숙박비 뿐 아니라 유럽의 경기 침체가 여행 비용의 전반적인 하락을 주도하고 있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이탈리아와 네덜란드, 스페인 등을 비롯한 다수 유럽 국가에서 숙박 시설, 음식, 지역 상품 등의 가격이 하락했다. 다만 독일과 프랑스에서는 여행 비용이 0.1% 올랐다.
실제로 미국인들은 여행지로 유럽을 가장 많이 찾는다. 워싱턴에 있는 여행업체 코니서 여행의 커트 크롤 선임 부사장은 “여가 측면에서 유럽이 미국인에게 가장 인기 있는 여행지”라며 “이미 유럽을 다녀온 여행객에게는 새로운 여행지로 아이슬란드를 적극적으로 추천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