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주진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다음 달 1∼9일 쿠웨이트와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등 중동 4개국을 차례로 방문하며 '세일즈 정상외교'에 다시 시동을 건다.
중동 지역의 교역규모는 1540억불로 아시아(5456억), 유럽(1570억)에 이은 우리의 제3위 교역권이며, 특히 순방 4개국의 교역규모는 1139억불로 중동 전체 교역액의 74%를 차지할 정도로 절대적이다.
이번 순방은 중동 국가들과의 협력을 에너지나 건설·인프라 등 전통적인 분야에서 한발짝 더 나아가 정보통신기술, 국방, 보건·의료 등 비전통적 분야로 확대하는 데 초점이 맞춰질 예정이다.
주철기 외교안보수석은 26일 브리핑을 통해 "이번 순방은 박근혜정부 외교지평을 중동으로 확장함은 물론, 해외건설 진출 50년을 맞아 걸프국가들과 업그레이드된 협력관계를 강화함으로써 제2중동붐을 경제의 신성장동력으로 활용하는 귀중한 계기가 되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제2중동붐, 신성장동력으로 활용 = 박 대통령이 방문하는 중동 4개국은 우리나라 에너지·건설·플랜트·수출의 핵심 동반자이자 최대 에너지 공급원이다.
특히 이들 국가는 인프라 투자확대와 내수성장 등에 힘입어 글로벌 저성장 이후 새롭게 부상한 유망투자지역이기도 하다. 풍부한 오일머니를 바탕으로 대형 국부펀드를 운영 중이고, 포스트오일 시대를 대비한 산업다각화 정책을 추진 중이다.
먼저 4개국 정상들을 만나 안정적 에너지 확보기반을 다시 한번 다지고, 플랜트 분야에서는 순방을 계기로 우리기업의 대형 프로젝트 수주 및 계약체결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에너지는 단순교역을 넘어 원자력·신재생·스마트 그리드 등 에너지 신산업 분야로 협력 범위를 확대하고, 플랜트로 단순건설에서 철도·메트로·스마트 시티 등 고도의 기술을 필요로 하는 고부가가치 분야까지 진출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계획이다.
보건 의료분야는 지난 해 서울대 병원이 칼리파 병원과 운영위탁계약을 체결한 이후 한-중동 기업간 본격적인 협력과 투자가 기대된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주 수석은 "중동4개국 모두가 고부가가치 분야로 협력 확대를 희망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 국가의 산업다각화 정책을 경제혁신 3개년 계획과 연계함으로써 상생의 시너지 효과를 거두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4개국 정상과 세일즈외교 = 박 대통령은 1∼3일 방문하는 쿠웨이트에서 에너지·건설·플랜트 뿐만 아니라 ICT, 보건의료 협력 강화방안을 논의한다.
두 번째 순방국(3∼4일)인 사우디아라비아에서도 에너지·원전·건설·플랜트·투자·보건의료·ICT 등 분야에서 실질협력 증진방안을 논의한다.
특히 '중동의 워렌버핏'으로 알려진 킹덤홀딩사의 알 왈리드 회장과 사우디의 원전·재생에너지 정책을 총괄하는 원자력재생에너지원의 알 야마니 원장을 접견하고 투자촉진 및 원자력 협력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한다.
4∼6일 방문하는 UAE에서는 보건의료 협력 강화가 중점 논의될 전망이다.
박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는 UAE의 모하메드 왕세제는 작년 2월 방한시 서울 성모병원을 찾는 등 보건의료 협력에 대한 기대가 큰 만큼 한국의료의 해외진출 촉진 등을 위한 협력 강화에 중점을 둘 예정이라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또 박 대통령은 마지막 순방국(6∼8일)인 카타르에서 우리나라에 대한 투자 확대와 환자송출 등 보건의료 협력강화 방안을 논의한다.
박 대통령은 아울러 4개 나라 모두에서 비즈니스 포럼을 열어 우리 기업의 각종 수주 활동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 포럼은 우리 측 대한상의·무역협회와 상대국 상공회의소 공동주관으로 열리며 각국별 경제계 인사 200∼300여명이 참석한다.
안종범 경제수석은 기대성과와 관련, "기존분야 협력기반을 공고히 하면서 중동의 산업다각화 과정에 우리 기업의 참여하는 계기가 마련될 것"이라며 "중동의 자금력과 우리 기술을 결합한 공동투자 활성화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북핵·한반도 통일 지지확인…중동 정상과 신뢰 강화 = 박 대통령은 중동이 우리의 전략적 이해지역이라는 점을 고려해 북핵과 한반도 평화통일 문제 등 우리 외교안보정책에 대한 이해와 지지를 확보할 예정이다.
국제평화와 중동지역 안정문제에 대해서도 긴밀한 협력의지를 재확인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대규모 대외원조 등 국제 인도주의 실천의 중심국가인 쿠웨이트 △걸프국 중 유일하게 북한과 수교하지 않은 핵심우방 사우디아라비아 △중동지역 재외국민 중 절반에 가까운 1만2천명이 거주하는 UAE △2022년 월드컵 개최국인 카타르 등 각국 특성을 감안해 정치·외교, 국민안전과 편익 증진, 문화교류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 강화 방안도 논의한다.
주 수석은 "박 대통령은 지난해 UAE 왕세제, 카타르 국왕, 사우디 국왕과 회담한 바 있어 이번 방문은 이들 정상과 신뢰를 심화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