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재홍 기자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지주회사격인 금호산업의 인수전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번 인수전의 향방에 따라 사실상 금호아시아나그룹 전체의 경영권 판도가 바뀔 수 있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금호산업 매각주간사인 KDB산업은행과 크레딧스위스는 이날 오후 금호산업 인수를 희망하는 곳으로부터 인수의향서(LOI) 접수를 마감했다.
이 중 중견건설사인 호반건설은 금호산업의 지분 4.95%를 보유하고 있으며, 6000억원 가량의 현금동원력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날 함께 LOI를 제출한 IBK펀드는 현재 매각 작업이 진행 중인 있는 금호고속의 최대주주다.
LOI 제출이 향후 우선협상 대상자 선정에 직접적인 결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금호산업 M&A의 대략적인 밑그림이 그려졌다.
산업은행과 크레딧스위스는 이날 LOI를 제출한 곳을 대상으로 실사를 진행하고, 본입찰을 거쳐 이르면 2~3개월 안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되면 금호산업 채권단이 보유한 주식 '50%+1주'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측에 의사를 확인한 뒤 실질적인 매각절차를 진행한다.
LOI를 제출한 곳 중 기존에 참여 가능성이 언급됐던 삼성이나 롯데, 신세계, CJ 등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박 회장의 부담은 줄어들게 됐다. 자금동원력이 풍부한 대기업이 인수전 참여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혔다면, 현금 동원력이 2000억원이 채 안되는 것으로 알려진 박 회장으로서는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가시적으로는 호반건설과 사모펀드들이 얼마를 써낼지가 우선적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박 회장은 금호산업에 대한 인수의사를 분명히 한 만큼 재무적 투자자나 우호지분 등을 끌어들여 부족한 자금을 조달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그러나 대기업의 참여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금호산업 인수가 대한항공과 함께 양대 국적 항공사인 아시아나항공을 가져갈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의 최대주주(30.8%)다. 업계에서는 후계구도를 정리중인 삼성그룹과 롯데, 신세계, CJ 등 유통 대기업이 항공산업과 시너지 효과를 노리고, 인수전 참여를 검토한 것으로 알려져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