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실패는 단 두 번까지만 허용된다.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 완다(萬達)그룹 왕젠린(王健林·61) 회장이 밝힌 독특한 아들 교육방식이다.
왕 회장은 최근 중국 중앙TV(CCTV) 재경채널에서 방영중인 '당신은 어디서 오셨나요' 프로그램과의 인터뷰를 통해 외동 아들 왕쓰총(王思聰·27)에 대해 언급하면서 이같이 밝혔다고 중국 관영 인민망(人民網)이 25일 보도했다.
이어 사회자는 "최근 '왕쓰총 문체'가 인터넷 상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데 이에 어떻게 관여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이에 왕 회장은 "아들이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외국 생활을 해서 서양 방식의 서양방식을 갖고 있다. 이 때문에 생각나는 대로 말하며 눈치 있게 말하는 법을 잘 모른다"면서 "귀국한 지 3년밖에 안 됐는데 5~8년은 지나야 '중국화'가 될 것 같다"고 답했다.
지난해 7월 왕쓰총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난 친구를 만날 때 돈이 많든 적든 상관 않는다. 어쨌든 모두 나보단 돈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를 접한 누리꾼들은 "친구가 ○○든 상관없다. 어쨌든 나보단 ○○이 없기 때문"이란 말을 인용한 '왕쓰총 문체'를 조롱하며 비난섞인 목소리를 냈다.
왕쓰총은 초등학교를 싱가포르에서 다닌 뒤 영국에서 중·고교를 거쳐 런던대학을 졸업했다. 3년 전 중국으로 돌아와 IG전자게임클럽을 만들었으며 현재는 베이징푸쓰(普思)투자공사 이사장과 완다그룹 이사직을 맡고 있다.
왕 회장은 5억 위안(약 880억 원)을 출자해 아들이 푸쓰투자공사를 설립하도록 도와주면서 스스로 전망 있는 사업에 투자하는 실전 감각을 익히도록 하고 있다.
이와 함께 왕 회장은 현재의 완다 그룹 회장으로 성공하기 까지 다양한 인생사도 공개했다.
왕 회장은 "나는 매일 반 시간 정도 일찍 출근해 일을 했다. '일벌레'라는 별명도 인정한다"며 "15세 때부터 7년 동안 정찰병으로 군복무를 하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2020년에는 일선에서 물러나 반년이나 1년에 걸쳐 좋은 자서전을 쓰고 싶다"면서 "분투노력과 혁신으로 성공을 이끈 경험을 청년들과 후세에 전해주고 싶다"는 바램도 드러냈다.
왕 회장은 1988년 랴오닝(遼寧)성 다롄(大連)에서 완다그룹을 설립해 부동산, 고급 호텔, 관광, 백화점 등 분야에서 성공을 거두며 중국 최대 부호의 자리로 올라섰다.
중국 부자연구소인 후룬(胡潤)연구소가 이달 발표한 '2015년 후룬 부호명단'에 따르면 왕 회장은 1550억 위안의 자산을 보유해 리허쥔(李河君) 하너지(漢能)그룹 회장(1600억 위안)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마윈(馬雲·잭마) 알리바바 회장(1500억 위안)은 3위에 이름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