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중국이 지난해 유럽의 기업, 부동산, 인프라등을 매입하는데 180억달러(한화 약 20조원)를 쏟아부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중국의 해외투자액은 전년대비 14.1% 늘어난 1029억달러였으며, 이 중 180억달러가 유럽에 투자됐다. 유럽투자액은 전년대비 2배이상 늘어난 것이라고 중국 재경망(財經網)이 25일 전했다. 매체는 유럽에 경제위기를 겪고 있는 나라의 기업들이나, 최근 사유화된 국유자산이 중국자본의 주요 타깃이라고 소개했다. 중국 정부의 해외진출 장려정책과 각 기업들의 축적된 자금력에 더해 위안화강세까지 겹치면서 유럽투자가 가속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유럽에서 가장 선호되는 지역은 영국이었다. 지난해 중국기업들의 영국투자액은 51억달러에 달했다. 경제위기를 겪고 있는 그리스 역시 타깃국가 중 한 곳이다. 지난해 중국 최대 해운사인 코스코는 그리스 최대항구 피레우스항의 운영권을 매입하기도 했다.
금융업체에 대한 투자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금융정보 제공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유럽 금융기업 투자액은 39억달러로 2013년 대비 10배 이상 증가했다. 중국 안방(安邦)보험은 네덜란드 정부 산하 금융그룹 SNS레알)의 보험부문 자회사 비바트 베르체케링겐을 1억5000만유로에 인수했으며, 푸싱(復星)그룹은 포르투갈 노보방코 매입에 나섰다. 이탈리아의 은행 몬테 파스키 인수전에도 중국 보험사 여럿이 뛰어든 상태다.
제임스 타이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 금융 담당 파트너는 "올해 중국의 유럽 금융 기업 인수는 증가할 것"이라면서 "이미 많은 기업들이 실무자를 유럽에 보내 탐색 작업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지난해 유럽의 M&A시장에서 중국은 142억달러 규모의 35건을 성사시켰으며, 일본은 37억달러 규모의 22건을 인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기업은 7억달러를 거래하는데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