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장슬기 기자 = 중국 안방보험이 국내 보험사 동양생명을 인수키로 하면서 금융당국의 승인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절차 상으로는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외국계 자본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여전히 팽배해 금융당국도 쉽지 않은 결정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동양생명은 지난달 대주주인 보고펀드가 동양생명의 보유지분 57.5%(6191만주)를 매각하기 위해 중국 안방보험과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안방보험은 이후 금융위원회에 대주주 적격성 심사 및 대주주 변경 승인을 신청하게 된다.
그러나 외국계 자본의 국내 금융사 인수는 여전히 국부유출 논란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대표적인 예로 외환은행의 전 대주주였던 론스타는 한국에 머무르는 동안 약 2조원의 이익을 챙겨가면서 '먹튀' 논란이 많았다.
외국계 은행인 스탠다드차타드은행과 씨티은행도 국내 은행의 4배 가량 되는 고배당으로 인해 국부유출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이번 중국계 자본의 보험업 진출을 업계가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만은 없는 이유다.
하지만 당장 국내에서 동양생명을 인수할 여력이 있는 금융회사가 없다는 점도 문제다. 앞서 우리은행 매각 당시에도 중국 안방보험만이 유일하게 인수전에 참여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상황에서 동양생명 인수에 투자를 한다는 것은 금융회사 입장에서 모험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 때문에 안방보험의 동양생명 인수 승인 가능성이 더욱 높게 점쳐지고 있다. 이 관계자는 "안방보험이 인수 승인 신청을 하게 되면 특별한 절차상 문제가 없는 한 상반기 내에 승인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보고펀드 측도 "안방보험이 동양생명의 대주주로서 자격 요건을 충족한다면 금융당국이 인수를 반대할 이유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아직 인수 승인 신청이 접수되지 않았기 때문에 답변하긴 어렵지만 중국계 자본이라고 해서 불이익을 준다거나 더 이익을 주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법과 절차에 따라 판단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