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 약가인하 파고 넘었다... 영업익 개선, 수출도 밝아

2015-02-24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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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활동 위축 등으로 고전했던 제약업계가 지난해 4분기부터 회복세에 접어들었다 [사진=아주경제DB]

아주경제 권석림 기자 = 제약업계가 약가인하의 높은 파고를 넘고 경영환경이 개선되고 있다.

2010년 11월 ‘리베이트 쌍벌제’, 2012년 4월 ‘보험약가 산정기준 변경 및 평균 14% 일괄 약가 인하’, 2014년 7월 ‘리베이트 의약품 요양 급여 중지 및 제외 조치’ 등 일련의 정부 조치가 시행되면서 약업계 시장이 위축된 상황에서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지난해 제약업 사상 첫 매출 1조원을 돌파하며 창업 88주년 만에 결실을 맺었고, 녹십자도 1조 클럽 진입을 눈앞에 두며 전환점을 맞았다.

이와 관련 유한양행은 제약 120년 역사상 첫 1조 달성의 시대를 열었다. 아직 2014년 실적 공시를 하진 않았지만, 이미 지난해 12월19일을 기점으로 매출 1조100억원을 돌파했다. 업계는 2014년 매출 1조 400억원을 추정하고 있다. 이는 2013년 대비 매출이 6.0% 늘어난 수치다

김윤섭 유한양행 대표는 “1조원 매출 달성은 국내 제약사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규모의 경제’의 모태를 이룩한다는 면에서 그 의미가 크다”고 밝힌바 있다.

유한양행은 최근 3년(2012~2014) 동안 착실하게 두 자리수 이상의 성장을 기록했다. 국내 의약품 판매 확대 및 해외 수출도 크게 성장했으며 건강생활용품과 화장품 분야 등의 사업다각화가 적중했다.

녹십자도 지난 2일 공정공시를 통해 2014년 연결 기준으로 전년대비 9.8% 증가한 975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주력 제품 중 하나인 독감백신 매출이 후발주자의 등장으로 인한 실적 훼손 우려에도 불구하고 예년 수준을 유지했고, 한국MSD와 공동판매하고 있는 대상포진백신 ‘조스타박스’의 매출가세로 백신제제 국내 매출액이 전년 대비 약 20% 늘었다. 수출 부문 또한 전년 대비 40% 이상 증가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에 한발 다가섰다.

녹십자의 매출 성장세는 내수시장에 안주하지 않고 특화된 제품군으로 끊임없이 해외시장 문을 두드린 결과가 가시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독감백신의 경우 내수와 글로벌 시장을 동시에 공략해 지난해 1000억원대 매출을 올렸다.

또 녹십자가 세계적인 독점을 깨고 지난 2012년에 출시한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는 출시 2년여 만에 국내 시장 점유율 50% 수준에 도달했다.

회사 측은 제약 신흥시장 중심으로 수출이 늘고 있고 글로벌 임상도 계획하고 있어 지속적인 성장을 기대했다.

경영환경 개선의 뚜렷한 징조는 매출보다는 영업이익의 상승에서 잘 나타난다.

녹십자는 지난해 97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보다 23.1%나 늘어난 수치다. 당기순이익도 전년 대비 22.2% 늘어난 880억원을 기록했다.

보령제약도 지난해 매출 3595여억원을 기록해 2013년 대비 9.84%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244여억원으로 2013년의 191여억에 비해 무려 27.69% 늘어났다. 순이익도 216여억원으로 2013년의 141여억원에 비해 53%나 신장했다.

보령제약은 카나브(고혈압신약) 관련 매출 증가 및 매출원가율 감소로 인한 영업이익 증가가 실적 호조를 가져왔다고 설명했다.

1000억원대 이상의 연간 매출규모를 보이고 있는 경동제약(22.78%), 환인제약(19.88%), 삼천당제약(15.88%)도 높은 영업이익률을 나타냈다. 삼진제약 역시 15.7%의 영업이익률을 보였다.

올해도 흐름은 좋다.

녹십자는 새해 시작부터 역대 최대 규모 수출을 이끌어내는 성과를 올리고 있다. 지난달 14일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범미보건기구(PAHO) 2015~2016년 공급분 수두백신 입찰에서 약 7500만달러(약 810억원) 규모 수두백신 입찰 전량을 수주했다. 국제기구 의약품 입찰에서 국내 제약사 단일제품 기준으로 사상 최대 규모다. 또 다른 주력 수출 제품인 독감백신 수출 규모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 등과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플랜트 단위 수출에 대한 협의 중에 있어 태국 수출을 이을 또 다른 플랜트 단위 수주도 목전에 두고 있다.

녹십자는 북미 제약시장 진출 준비를 위해 전사가 하나로 진력하는 한 해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동아ST 관계자는 "올해 이익 중심의 경영 추진으로 지속 성장의 기반을 구축할 것"이며 "신제품 발매를 통한 제품 포트폴리오 확대로 내수시장 회복에 나서는 한편 해외 현지법인을 활용한 네트워크 확대로 지속적 글로벌화를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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