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편리함 선택한 삼성전자 “모바일 결제 사업 혁신 나선다”

2015-02-19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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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인수한 모바일 결제 서비스 루프페이 케이스[사진-루프페이 제공]


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삼성전자가 미국 모바일 결제 솔루션 업체 루프페이(LoopPay)를 인수한 것은 글로벌 모바일 결제 시장에 대한 삼성전자의 대응을 기다려왔던 시장에 대한 응답이라고 볼 수 있다.

특히, 이번 인수는 미국 애플의 ‘애플페이’와 중국 알리바바의 ‘알리페이’ 등에 대한 견제책이지만 궁극적으로는 신용카드 업체들과도 경쟁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어 주목된다.
루프페이는 마그네틱 보안 전송(MST, Magnetic Secure Transmission) 관련 특허 기술을 보유한 업체다. MST 기술은 신용카드 정보를 담은 기기를 마그네틱 방식의 결제 단말기에 가까이 대면 결제할 수 있게 하는 방식으로, 기존의 결제 단말기를 교체할 필요 없이 미국 매장 대부분에서 편리하게 모바일 결제를 이용할 수 있어 활용 범위가 넓다. 루프페이가 구축해온 은행, 카드사 등 관련 업계와의 긴밀한 협력 관계를 바탕으로 삼성전자의 모바일 커머스 리더십 확보가 기대된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이노베이션 센터를 통해 이전부터 루프페이의 가능성에 주목해왔으며, 2014년 8월 삼성 신용카드 업체 비자(Visa), 싱크로니(Synchrony) 3사 공동으로 루프페이에 투자한 바 있으며, 이번에 회사 인수로 이어졌다.

D램과 평판 디스플레이, 컬러TV, 휴대전화 등 삼성전자가 세계 1위 자리에 오른 상품 중 대부분은 후발주자로 1위를 추격하며 결국 선도 위치에 오른 것들이다. 추적자 전략은 경쟁사도 혀를 내두르는 과감한 투자, 다수의 협력사와 맞손을 통해 시장의 사실상 표준을 삼성전자 위주로 전환시키고, 방대한 글로벌 영업망을 통해 단기간에 매출을 극대화 시키는 초스피드 경영이 이뤄낸 결과물이다.

이러한 전략은 지금의 삼성전자를 있게 한 원동력이었지만, 삼성전자의 미래를 한계 짓는 원인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하드웨어 위주의 사업 구조로 인해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한 콘텐츠 생태계 비즈니스에서 애플에 비해 경쟁열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모바일 결제 서비스 시장이 대표적이다. 애플페이와 알리페이 등으로 불붙기 시작한 모바일 결제 서비스 시장은 산업과 금융의 융합을 통한 ‘핀테크(Fin-Tech)’산업으로 발전하고 있지만 한국에서는 여전히 도입 여부를 둘러싸고 이해 관계자들 간 의견이 대립되고 있다.
 

신용카드 결제 단말기(POS)로 모바일 결제 서비스 루프페이 솔루션이 설치돼 있는 스마트폰으로 대금을 결제하고 있다.[사진=루프페이 제공]


삼성전자는 이미 모바일 결제 서비스 사업의 어려움을 체험했다. 애플보다 앞서 2013년 5월 ‘삼성윌렛’ 온라인 서비스를 국내에서 시작했고 같은해 11월에는 신한카드, 국민카드 등 6개 신용카드사와 제휴해 오프라인 결제 기능도 추가했다. 하지만 서비스가 대중화되지 못한 것은 모바일 결제 서비스의 핵심인 근거리 무선통신(NFC) 단말기 보급이 더디게 진행됐다.

기존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데 익숙한 데다가 한 사람당 여러 장의 카드를 가지고 다니는 상황이 쉽게 바뀌지 않고 있고 전국 어디서나 대부분의 상가나 식당, 가게 등에 신용카드 결제 단말기가 보급돼 있어 1만원 이하의 소액 결제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애플페이의 기반이 되는 NFC도 KT와 SK텔레콤 등 국내 이동통신사들이 다른 통신사들보다 먼저 상용 서비스를 제공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 안착에 사실상 실패했다.

국내외 기업들이 신규 정보통신기술(ICT) 서비스 벤치마킹 테스트 대상 국가로 한국을 선호하면서도 모바일 결제 서비스는 그렇지 못하는 배경이기도 하다.

따라서 삼성전자가 루프페이를 선택한 것은 최첨단 서비스를 가장 먼저 사용하고 싶어하면서도, 금융 결제 서비스는 모험보다는 안전성과 편리성을 추구하는 소비자의 심리를 적절히 반영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NFC와 같은 신규 투자를 필요로 하는 서비스 보다 기존 신용카드 망을 활용하면 소비자들이 거부감 없이 받아들일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심종균 삼성전자 IM부문 대표와 윌 그레일린 로프페이 최고경영자(CEO)가 인수 소식을 전하는 보도자료를 통해 ‘안전하고 편리한 모바일 결제 서비스’를 강조한 것도 그 이유다.
 

모바일 결제 서비스 루프페이[사진=루프페이 제공]


루프페이에 따르면 애플페이는 현재 미국 소매업체의 5% 미만에서만 사용이 가능한 반면 루프페이는 90% 가량의 업체에서 사용이 가능하다. 애플페이가 90개 가량의 카드사만 지원하는데 반해 루프페이는 신용카드와 포인트카드 등 1만개 이상의 카드를 지원한다.

외신 등에 따르면 루프페이는 휴대용 건전지 업체인 엑스팔 파워와 함께 갤럭시S5와 갤럭시노트4용으로 루프페이 시스템을 칩에 내장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내달초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전시회인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5’에서 삼성페이를 스마트폰 차기작 갤럭시6 등에 탑재해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이제 삼성전자의 모바일 결제 서비스 사업 마케팅의 초점은 ‘습관의 변화’에 맞춰져 ‘신용카드=갤럭시’를 소비자들이 인식시키는 데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모바일 결제 서비스 사업을 확대하기 위한 삼성그룹 차원의 육성책도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국내에 루프페이 서비스 승인을 받기 위한 작업과 함께 핀테크 사업에 대한 법적·제도적 정비에 맞춰 별도 자회사 설립 또는 삼성카드 등 금융 계열사와 연계한 서비스 개발 등도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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