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정부 지원에 비해 사실상 규제는 ‘무풍지대’여서 향후 분양 전환 시 건설사 특혜 및 투기 논란이 불거질 것이라는 우려도 많다. 의무 임대기간인 8년 이후 장기 임대로 연착륙하기 위한 수단도 마땅치 않다. 당초 정책 취지인 등록 민간임대 재고 확충과 중산층 주거안정을 위해 매입임대사업자 육성 등 대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위례 3.3㎡당 900만 예상… 건설사 “해볼만”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12일 위례신도시(D2-5블록)를 찾아 “위례가 '뉴 스테이' 이름을 단 첫 임대주택 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우수한 입지의 위례를 사실상 1호 사업지로 간주한다는 것이다.
용지 공급가격은 3.3㎡당 900만원 안팎이 될 전망이다. 이 용지는 지난해 11월 1134억3190만원에 공급됐으나 유찰된 바 있다. LH 관계자는 “당초 단독주택용지로 3.3㎡당 950만원에 공급하려 했다”며 “용도 변경 후 재감정을 통해 조성원가의 85% 수준에 공급해도이와 비슷하게 책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단순비교를 위해 3.3㎡당 임대주택 표준 건축비(약 330만원)을 더하면 평균 분양가격은 3.3㎡당 1300만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위례신도시 3.3㎡당 평균 분양가(1744만원)와 비교했을 때 400만원 이상 저렴한 금액이다. 전용 84㎡로 환산했을 때 매매가가 3억3000만원 선이다. 정부가 보장하는 5%대 수익을 확보하려면 최소 보증금 1억원에 월 96만원가량을 받아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현지 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위례신도시에 입주한 '위례 24단지 꿈에그린' 전용 84㎡은 현재 보증금 1억원에 월세 200만원 가량을 받고 있다. 첫 민간 입주 단지 '위례 송파 푸르지오'도 전용 106~111㎡로 면적은 넓지만 초기 임대 시세는 비슷한 수준이다. 기업형 임대를 주변 시세와 비슷하게 공급할 경우 더 많은 이득이 남는 셈이다.
건설사들은 향후 성장 가능성 등을 고려할 때 사업 공모에 지원할 만 하다는 입장이다. A건설사 임대사업 담당자는 "저층 연립으로 짓는다면 엘리베이터 설치 등이 의무가 아니어서 부대비용이 빠질 수 있다"며 "가구수가 적어 지하주차장 공간 확보 등도 용이해 위례신도시의 이점을 감안하면 사업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분양 전환 시 수급 악화, 입주자 혼란 우려
업계에서는 기업형 임대 의무 임대기간인 8년이 지나면 그동안 수익을 올린 뒤 분양으로 처분하는 건설사들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장기 임대 시 수익성이 크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박창민 한국주택협회 회장은 지난달 서승환 장관과의 간담회에서 “기존 임대기간 이후에도 임대 시 보유세 등 세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건의한 바 있다. 8년 이상 장기 임대 시 현재 대책에서는 금리만 낮춰주기로 돼있지만 감가상각을 감안해 주택구입 가격의 일정액을 보유세·법인세에서 세액 공제해달라는 게 주택협회의 설명이다.
이는 정부가 지향한 등록 민간임대주택 재고 확대와 상충해 대안이 필요한 상황이다. 위례·동탄2신도시 등 입지가 뛰어난 곳은 분양 전환 시 시세차익을 노리는 투기 수요가 몰려 중산층 주거안정이라는 취지가 변질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분양가를 감정가로 책정해도 주변 시세보다 저렴하게 책정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기업형 임대는 입주자의 분양 우선권 등 분양전환에 대한 규정 자체가 없어 향후 기존 입주자와 건설사간 갈등의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다.
기업형 임대 분양 전환에 따른 민간 임대 수급 악화와 건설사 출구 전략 마련을 위해서는 매입임대사업자의 육성 등 추가 대책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상영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외국의 사례를 봐도 건설사가 최종으로 주택 보유하는 것이 아니라 협동조합이나 공익단체 들이 받아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며 “향후 이들 주택을 매입해 임대하는 사업자 육성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 상속·증여세 감면 등 보완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