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미국의 도 넘은 한국 외교에 대한 내정간섭

2015-02-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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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광효 기자]

아주경제 이광효 기자=벤 로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 부보좌관은 지난 9일(현지시간) 워싱턴D.C. 외신기자 클럽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러시아 ‘70주년 전승 기념일(전승절) 행사’ 참석 여부에 대해 “놀랄 일은 아니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모스크바로 여행할 계획이 없다”며 “국가원수급 차원에서 러시아 행사에 참석하는 것은 기대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박근혜 대통령이 러시아에 간다면 어떻게 반응하겠느냐?’는 질문엔 “개별 국가는 이런 식의 행사에 참석할지 여부 등에 대해 각자가 판단하겠지만 미국의 동맹이란 차원에서 보면 우크라이나 반군을 지원하는 러시아에 대해 한 목소리를 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한 나라의 주권과 영토의 통합성, 그리고 대국(러시아)이 소국(우크라이나)을 괴롭히거나 지도를 다시 그리려고 하는 과거 방식이 더는 존재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을 존중하는 차원에서라도 우크라이나와 직접적 이해관계가 없는 나라도 국제적 원칙을 위해 일치 단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박근혜 대통령뿐 아니라 우방국 정상들에게 전승절 행사에 참석하지 말라는 입장을 나타낸 것이다.

미국은 한국의 제일 중요하고 유일한 안보 동맹국이고 두 나라는 주요 국제현안에서 입장을 같이해 왔다. 미국은 우크라이나 사태를 둘러싸고 현재 서방국들의 대(對)러시아 제재를 주도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감안한다 해도 벤 로즈 부보좌관의 말은 도를 넘은 내정간섭이자 외교적 무례다.

정부 관계자가 다른 나라 대통령의 정상외교에 대해 공개적으로 간섭, 심하게 말하면 지시하는 듯한 말을 하는 것은 상식 이하의 행동이다. 그런 요구를 하려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직접, 최대한 정중히 박근혜 대통령에게 해야 한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박근혜 대통령이 전승절 행사에 참석할지 여부는 순전히 한국의 주권, 외교권에 해당하는 문제다.

물론 한국 정부는 박근혜 대통령의 전승절 행사 참석에 대해 여러 국제정세와 외교관계를 고려해 국익을 최대화하기 위한 결정을 해야 하지만 미국 정부 관계자가 공개적으로 참석하지 말라고 하는 것은 옳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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