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강승훈 기자 = "내 인생을 돌아보면 숨죽이고 기어가거나 헤매고 달리다 넘어지기도 했고 때론 한가로이 거닐거나 춤을 추기도 했다."
관악구청의 지원을 받아 자서전을 낸 심진용(76) 할아버지. 그간 기록해 온 일기를 가지고 자서전을 만든 것이다. 어린시절, 청소년기, 사범학교 시절, 중년기, 노년기 등 기억이 모두 한 권의 책에 담겼다.
구는 '책 읽고 나누는 도시, 관악'을 위해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주민을 대상으로 생애주기별 독서문화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아이들이 책과 친해질 수 있도록 돕기 위한 북스타트 사업과 함께 2011년부터 전국 지방자치단체 최초 어르신 자서전 제작사업도 운영,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평범한 어르신들의 삶을 기록한 어르신 자서전은 관내 구립도서관에 비치해 지역 주민들과 공유하고 있다.
빨치산 출신이란 특이한 이력을 지닌 박정덕(85) 할머니의 '바람에 꽃잎은 져도', 50·60년대 어려운 시절을 살아온 삶과 교육자로서의 고뇌를 진솔하게 전달한 이의홍(70) 할아버지의 '그리움과 함께 살아온 날들 달빛에 담아' 등 모두 34권의 어르신 자서전이 출판됐다.
이번에는 △최창락(80) '나의 뿌리와 삶의 흔적' △심진용(76) '심해가 살아온 길' △전태권(74) '노송처럼 늙고 싶다' △김태곤(72) '가난은 내 삶의 지름길' △송태선(71세) '아, 어머니' △황오주(71) '어린이에게 길을 묻다' △문금선(69) '들꽃향기 같은 소중한 순간들' △이근철(69) '금진강의 꿈' △임동길(69) △
유종필 관악구청장은 "평범한 사람들도 자신만의 이야기가 있어 누구나 자서전으로 남길 수 있다"며 "자서전이 우리 아버지, 어머니의 지나온 세월과 삶을 통해 가족을 더 사랑하는 계기가 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관악구는 올해 자서전 제작을 희망하는 관내 만 65세 이상 어르신 10명에게 1인당 250만원씩 비용을 지원할 계획이다. 자서전 출판에 대한 전반적인 사항은 전문기관이 맡아 구술내용 녹취 및 자료수집, 원고집필, 발간 등을 돕는다. 기타 자세한 내용은 구 도서관과(879-5703)로 문의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