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홍성환 기자 = 비자·마스타카드 등 국제 브랜드가 찍힌 카드를 사용해서 나간 수수료가 지난해 2000억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부유출 논란이 일면서 국내 이용 수수료는 다소 줄었지만 해외직구 영향으로 해외 이용량이 크게 늘면서 전체 수수료 규모에 큰 변화가 없었던 것이다.
국제 카드사 수수료는 2010년 1395억원에서 2013년 2041억원까지 매년 증가세를 이어오다가 지난해 처음으로 소폭 감소했다.
비자·마스타 로고가 있는 해외 겸용 카드를 국내에서 사용할 때마다 0.04%씩 내는 국내 이용 수수료는 2013년 1246억원에서 2014년 1062억원으로 15%가량 줄었다.
이에 대해 보고서는 "금융당국이 국내 전용카드 발급 비중을 높이도록 카드사를 독려한데 따라 해당 수수료 지출이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앞서 비자·마스터 등 국제 브랜드를 사용하는 카드의 국내 이용건에 대해서도 연간 1000억원대 수수료를 지급하는 것이 알려지면서 국정감사에서 국부유출 논란이 일어난 것에 대해 당국이 대응책을 내놓은 효과라는 설명이다.
반면 주요 국제 카드사에 내는 카드발급 유지 명목의 수수료는 같은 기간 501억원에서 562억원으로 61억원 증가했다.
특히 해외 이용 수수료는 295억원에서 316억원으로 늘었다. 2010년 124억원에서 불과했던 것에 비교하면 250%나 늘어난 것이다.
이는 해외 여행객이 증가했고 해외에서 현금보다 카드를 사용하는 비중이 늘어난데다 이른바 해외직구가 인기를 끌면서 이같은 결과가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국내 거주자가 해외에서 신용·체크카드를 사용한 액수는 2009년 53억8000만 달러에서 2013년에 105억4000만 달러로 2배 가깝게 급증했다. 또 2010년 2억7000만 달러였던 해외직구 규모가 올해에는 10배 수준인 22억80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국제 카드사에 지급하는 수수료를 줄이려면 현재 전체 수수료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국내 이용 수수료율을 낮추는 것이 효과적이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비자·마스타 등 국제 브랜드가 국내 카드 결제 시에는 사실상 불필요한 점 때문에 지난 수년간 수수료율 인하 요구가 계속돼 왔지만, 이들 업체는 각국에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원칙에 예외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경영연구소는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인 국내 이용 수수료를 줄이기 위해 한국 안에서는 국내 전용카드로 결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카드사들은 국내 전용카드 발급과 더불어 유니온페이(은련),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아멕스), JCB, 다이너스클럽 등 중소 국제카드사와 제휴해 국내 이용건에 수수료를 매기지 않는 대안 브랜드 카드도 출시하고 있다.
연구소는 "여러 개의 신용카드를 갖고 있어도 해외에서 결제할 때에 사용하는 겸용카드는 되도록 하나로 줄이고 나머지는 국내 전용카드로 보유하는 것도 방법"이라며 "소비자 인식 변화를 위해 카드사들이 홍보를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