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포스트(WP)는 9일(현지시간) “IS가 장악한 모술 등 이라크 주요 도시의 탈환 여부는 시가전 역량에 달렸다”고 전했다.
바그다드 주재 미국 정부 관계자는 WP에 “(IS와의) 전투에서 승리하기 위해선 이라크 지상군을 IS가 실제로 장악한 곳에 투입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공습만으로 승리를 거두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주요 도시 탈환 성공이 얼마나 큰 상징성이 있는지 잘 안다”며 “그러나 승리의 관건인 조직과 자원을 제대로 갖추지 않은 상태에서 이라크군을 시가전에 투입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모술은 지난해 6월 이라크 군의 퇴각으로 함락됐다. 이후 정부군, 쿠르드족 민병대(페시메르가), 시아파 민병대 등으로 구성된 이라크군이 중무장한 IS에 맞서 대도시 주위에서 전투를 벌여왔다.
일부 전투는 서부 안바르주 주도인 라마디와 최대 정유시설이 있는 북부 살라후딘주 바이지시와 같이 시가전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정부군은 북부 티크리트주 외곽을 장악했지만, 도심부는 여전히 IS 수중에 있다.
미국은 가옥수색과 은신한 적 섬멸, 부비트랩 식별, 급조폭탄 처리술, 대(對)저격수 전술 등 시가전 환경에 필요한 기량이 있는 최우수부대들을 이번 전투에 투입할 방침이다.
그러나 좁은 도로나 낮은 전선 같은 통상적인 장애물은 시가전에서 탱크와 병사들의 기동에 장애가 될 것으로 우려된다.
전문가들은 “시가전은 인구 밀집 지역을 장악하면서 공습이나 포격 목표물을 식별하는 정밀 과정이기 때문에 병사들을 이라크의 혼잡한 시가에 투입하는 것은 어려운 과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라크전에 참전한 미 육군대학의 네이트 프레이어 연구원은 “시야가 확 트인 외곽지와 그렇지 못한 도시 환경 사이의 차이는 밤과 낮 차이나 마찬가지”라며 “특히 위협이 바로 눈앞에 있거나 직접 육안으로 식별하기 전에 적의 존재 여부를 알 수 없는 것이 근접전”이라고 말했다.
이라크군 재건 훈련을 지휘한 프랭크 핼믹 예비역 중장은 “미군은 이라크전 과정에서 시가전 전술을 익힌 것과 달리 2003년 이후 재건된 이라크 정부군은 시가전 수행 기량이 낮다”며 “이라크군 재건 훈련의 주목적은 내부 경비 조직 강화와 이라크 정규군의 외침 방어였다. 시가전은 도시에서 도시로, 거리에서 거리로, 건물에서 건물로, 방에서 방으로 이어지는 전투”라며 이라크군이 시가전에 한계가 있음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