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강영관 기자 = "집값이 2000만~3000만원 올랐어요. 거래는 전체 단지에서 하루 한 두건씩은 꾸준히 이뤄지네요. 원래 있던 대기수요가 아니라 새로 개포 쪽에 관심을 갖는 분들이 많아졌어요."
지난 6일 오후 서울 강남구 개포동의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개포주공2단지 관리처분계획 인가 이후 시장 분위기를 묻는 문의전화가 지속적으로 걸려왔다.
지난 4일 강남구청은 개포2단지가 신청한 관리처분계획안을 인가했다. 미니신도시급으로 재건축되는 개포지구 내 5개 저층 아파트 단지 중 첫 관리처분계획인가다.
이에 따라 1400가구 규모의 저층 아파트인 개포2단지는 이주와 철거·착공을 거쳐 전용 49~182㎡ 1957가구의 대단지로 탈바꿈한다. 삼성물산이 시공을 맡았다. 조합 측에 따르면 오는 3월부터 이주를 시작해 6월까지 마무리하고 9월 철거를 시작해 연내 일반분양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강남구는 "개포주공2단지에 이어 개포지구 내 재건축을 추진 중인 다른 저층아파트인 주공3단지와 시영아파트도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개포3단지 조합은 4월께 관리처분 총회를 진행하고 6월부터는 이주를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4단지는 3월 사업시행 조합원총회를 예정했고, 개포시영 또한 같은달 관리처분 총회를 앞둔 상태다.
이처럼 재건축 사업이 원활하게 진행되면서 저가매물 위주의 거래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호가도 올랐다. 개포동 G공인 관계자는 "가장 추진 속도가 빠른 2단지의 분위기를 묻는 문의전화가 많고 거래도 조금씩 살아나고 있다"며 "호가도 2단지의 경우 전반적으로 2000만~3000만원 정도 올랐다"고 말했다.
매매가격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KB국민은행 등에 따르면 개포주공2단지 전용 54㎡ 매매가는 지난해말 8억8000만원에서 이달 기준 9억2000만원 선으로 올랐다. 1단지 전용 50㎡ 매매가도 같은기간 8억500만원에서 8억3500만원으로 상승했다.
개포동 D부동산 관계자는 "가격이 저렴한 물건 위주로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며 "전체 재건축 단지의 사업 추진이 진행되면서 투자 타이밍을 맞추던 대기 수요자들 뿐만 아니라 신규 수요까지 들어와 시장 분위기를 체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조합과 상가와의 협의문제가 사업추진의 변수다. 현재 개포1단지와 3단지, 시영 아파트가 조합과 상가의 마찰로 사업 지연이 예상되고 있다. 개포1단지는 상가의 규모와 위치 문제에서 해결을 찾지 못하고 있다. 상가 측은 공공청사 위치변경과 상가의 총 대지지분의 확대를 원하고 있지만 최종협의가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3단지와 시영은 상가평가액 등의 문제가 발목을 잡고 있다. 시영의 경우 '상가분할소송' 소송에서 조합이 승리했지만 상가 쪽에서 항소에 나서면서 갈등의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개포동 G공인 관계자는 "대부분 재건축 사업장에서 일어나는 조합과 상가 갈등 수준이지만 조정기간이 길어지면서 대기수요의 투자심리를 얼어붙게 만들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