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한아람 기자= 경제협력을 위해 중국을 국빈방문 중인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중국인의 영어 발음을 비하하는 듯한 어조의 글을 트위터에 올려 논란이다.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지난 4일 중국 사업가 1000여명이 모인 모임에 참석한 후 트위터에 스페인어로 “행사에 1000명이 넘는 사람이 왔는데, 이들이 모두 ‘라 캄포라’ 소속일까, 아니면 단지 ‘쌀(lice)’과 ‘석유(petloleum)’ 때문에 왔을까?”라고 말했다.
문제는 페르난데스 대통령이 중국인들이 흔히 실수하는 영어 발음을 놀리듯 흉내냈다는 것이다.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중국인들이 평소 알파벳 ‘r’과 ‘l’ 발음을 실수하는 것을 이용, ‘rice(쌀)’를 해충 이를 뜻하는 ‘lice’로, 석유는 ‘petroleum’을 ‘petloleum’으로 바꿔 썼다.
350만명의 팔로어를 보유한 페르난데스 대통령의 글은 곧바로 도마 위에 올랐다.
문제의 글이 올라간 지 몇 분 만에 논란이 일자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비판 세력의) 우스꽝스러움과 부조리함이 지나쳐 유머로 받아칠 수밖에 없었다”고 항변하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페르난데스 대통령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파운데스 라파르가’라는 트위터 이용자가 이 발언에 대해 “생각도 없고, 상대에 대한 존중도 없다”면서 “페르난데스는 (경제적인) 합의를 끌어내러 간 중국에서 그들의 영어 말씨를 조롱했다”고 비난했다.
아르헨티나 호르헤 카피타니치 수석장관은 5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통해 “페르난데스 대통령이 트위터에 올린 글은 우호적인 감정을 표현한 것이었으며 중국을 비하할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카피타니치 장관은 페르난데스 대통령의 글이 중국을 향한 ‘공감의 표현’이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트위터 글을 의도적으로 나쁘게 해석해 중국과의 전략적 협력 협정의 중요성을 흠집 내려는 시도가 있다”고 항변했다.
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페르난데스 대통령을 친구로 대했다. 현재 이것이 진실”이라며 “트위터 글이 중국 방문 성과를 훼손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정부는 “논평하지 않겠다”는 짤막한 반응만을 내놓았다.
훙레이(洪磊) 외교부 대변인은 5일 정례브리핑에서 중국이 페르난데스 대통령의 글에 대해 무례하다고 생각하지 않는지, 중국 관리들에 문제를 제기할 계획이 있는지 묻자 “논평하지 않겠다”고 답변했다.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지난 3일 경제협력을 위해 중국을 방문했다. 2011년 디폴트(채무불이행) 선언 여파로 국제금융시장에서 자본을 조달하기 어려워진 아르헨티나는 중국의 인프라 투자와 금융지원 등으로 경제난을 극복하기 위해 중국과의 협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