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종호 기자= 한국 축구의 진정한 '에이스' 이청용(27)이 프리미어리그로 복귀한다. 지난 2012-2013시즌 소속팀 볼튼이 챔피언십(2부 리그)으로 강등된 지 3년 만이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크리스털 팰리스는 3일(한국시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볼튼 원더러스 소속 이청용의 영입을 마쳤다. 이청용은 2018년 6월까지 우리 선수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이적료와 연봉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현지 언론에 따르면 볼튼은 이청용의 몸값으로 50만 파운드(약 8억원)를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정들었던 볼튼의 흰색 유니폼을 벗게 된 이청용에게 지난 6년간의 볼튼 생활은 그야말로 길고 험난했다.
2011-2012시즌을 앞두고 열린 뉴포트 카운티(4부 리그)와의 프리시즌 경기에서 이청용은 상대 미드필더 톰 밀러(24)의 살인적인 태클에 오른쪽 정강이가 골절돼 시즌 아웃 판정을 받았다. 이어 소속팀 볼튼이 그의 부재를 절실히 느끼며 고전하다 결국 챔피언십으로 강등되자 이청용은 그야말로 두 번의 시련을 겪어야만 했다.
2부 리그 선수가 된 이청용은 머지않아 프리미어리그로 복귀할 것이란 꿈을 꾸며 절치부심했지만 이마저도 쉽게 이뤄지지 않았다. 구단 운영진이 재정난에 주축 선수들을 내다팔며 선수층이 옅어지자 볼튼은 챔피언십에서도 중하위권을 맴도는 팀이 됐다.
볼튼이 '승격'과는 거리가 먼 팀이 되자 이청용은 지난 '2014 브라질월드컵'을 통해 '이적'이란 마지막 반전을 꾀했다. 그러나 한국 대표팀이 1무 2패라는 초라한 성적을 거둔 탓에 그는 빛을 보지 못했다. 호주의 우승으로 끝난 '2015 AFC 아시안컵'에서도 이청용은 불운의 부상으로 중도하차하며 제대로 주목받을 기회조차 잡지 못했다.
결국 그에게 큰 시련을 줬던 긴 여정의 마침표를 찍은 건 다름 아닌 '계약 만료'였다. 계약 기간이 반년밖에 남지 않은 이청용이 재계약을 거부하자 볼튼은 적은 이적료라도 챙기기 위해 그를 크리스털 펠리스로 이적시켰다.
이청용의 이적이 확정되자 볼튼은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그가 구단에 있는 동안 보여준 헌신에 대해 감사한다. 그의 새로운 미래에 좋은 일이 있기를 기원한다"며 작별을 고했다.
볼튼 소속으로 6년간 총 195경기에 출장해 20골을 터트린 이청용. '블루 드래곤'의 길고 험난했던 여정이 이제 막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