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 완다(萬達)그룹이 거액을 들여 대형 글로벌 스포츠 마케팅 그룹 인수에 나선다. 완다그룹의 스포츠 산업에 대한 투자는 지난달 스페인 축구클럽 지분 매입에 이어 올해 들어서만 두 번째다.
중국 신징바오(新京報)는 완다 그룹이 10억 유로(약 1조2500억원)를 투자해 스위스 '인프런트 스포츠 미디어(Infront Sports &Media)'를 인수할 예정이라고 3일 보도했다. 인프런트 스포츠 미디어는 글로벌 5대 스포츠 마케팅 그룹 중 하나로, 이 기업의 가치는 9억 유로에 달한다. 주요 사업은 스포츠 TV 프로그램 제작 및 중계방송이다.
인프런트 스포츠 미디어는 지난 2002년 한일월드컵과 2006년 독일 월드컵 일부 중계방송권을 획득했고, 2010년 남아공 월드컵과 2014년 브라질 월드컵 기간에는 아시아 지역 독점 중계권을 따냈다. 오는 2018년 러시아 월드컵과 2022년 키타르 월드컵 아시아 지역 독점 중계권도 확보한 상태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경기 침체에 따른 성장 둔화세에 지난해 인프런트 스포츠 미디어는 지분 양도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혔고, 전 세계 10여개 그룹이 지분입찰 참가 의사를 나타냈다. 완다 그룹은 지난해 11월 참가의사를 밝혔으며 최고가를 제시해 입찰을 따냈다.
지난달 완다그룹은 4500만 유로(약 560억4000만원)를 들여 스페인의 유명 축구클럽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AT 마드리드)'의 지분 20%를 인수했다. 이는 중국 기업이 유럽 정상급 축구클럽의 대주주가 된 최초 사례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양측은 마드리드에 중국 축구 유망주들이 유학할 수 있는 청소년 훈련센터를 신설하고 중국에도 축구 아카데미 3곳을 설립키로 했다. 이를 통해 전 세계에 완다그룹의 브랜드를 알리고, 중국 축구의 기량을 제고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완다그룹은 밝혔다.
이번 인수는 완다그룹의 스포츠 시장 진출 가속화를 알리는 신호이자, 글로벌 스포츠 시장으로의 차이나머니 유입 본격화를 예고하는 대표적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는 일찌감치 스포츠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지난해 6월 중국 명문 축구구단인 '광저우헝다(廣州恒大)' 지분 50%를 1억9200만 달러에 인수해 대주주로 올라섰다. 문어발식 사업확장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알리바바의 행보를 고려할 때, 조만간 해외 스포츠 시장에 발을 들일 가능성 또한 매우 크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또 다른 공룡 IT 기업 텐센트는 최근 5억 달러(약 5500억원) 들여 미국프로농구(NBA)와의 기존 파트너십을 오는 7월1일부터 향후 5년간 연장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텐센트는 정규시즌 대회는 물론 플레이오프와 NBA 파이널, 올스타 게임 등 모든 경기의 독점중계권을 확보, 실시간 스트리밍으로 제공할 계획이다. 아울러 자사의 채팅 서비스 위챗(WeChat)과 웹메신저 QQ, 텐센트 비디오 어플리케이션, 뉴스앱 등을 통해 NBA 소식을 중국 팬들에게 실시간으로 제공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