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땅콩회항' 결심공판서 조현아 징역 3년 구형…박창진 "조현아 전 부사장은 한 번도 잘못 인정하지 않았다"(종합 2보)

2015-02-03 0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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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콩회항' 사건으로 구속 기소된 조현아 전 부사장의 두번째 공판일인 3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법으로 조 전 부사장을 태운 호송 버스가 들어가고 있다. [남궁진웅 timeid@]

아주경제 최수연·박성준 기자 = 검찰이 '땅콩 회항' 사건으로 구속 기소된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에 대한 결심공판에서 징역 3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증거인멸 및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조 전 부사장과 함께 법정에 선 여모(57·구속기소) 객실승무본부 상무와 김모(54·구속기소) 국토교통부 조사관에 대해서도 각각 징역 2년을 구형했다.

2일 서울서부지법 제12형사부(오성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조현아 전 부사장에 대해 "피고인은 폭행 및 위력의 행사를 늦게나마 잘못을 인정했지만 오히려 매뉴얼 등 문제의 책임을 박창진 대한항공 사무장에게 책임을 요구했다"며 이같이 구형했다.

검찰은 이어 조현아 전 부사장에 대해 "피고인은 귀책사유가 없는 사무장과 승무원을 폭행하고 항공기를 되돌리고 자신의 잘못을 덮기 위해서 사무장 잘못인 것 처럼 언론에 두들겨 실체를 조작했다"며 "국토부 직원 등을 통해서 이 사건 증거인멸 등 모든 보고를 보고받고도 이를 묵인하는 등 거기엔 항상 피고인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조현아 전 부사장은 승무원의 견과류 서비스 방법을 문제 삼으며 박창진 사무장 등에게 폭언과 폭행을 하고 램프리턴(항공기를 탑승 게이트로 되돌리는 일)을 지시, 박 사무장을 강제로 비행기에서 내리게 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또 여 상무와 함께 이후 진행된 국토부 조사 전 과정에 걸쳐 개입하고 조사 업무를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조현아 전 부사장에 대해 항공보안법상 항공기항로변경, 항공기안전운항저해폭행과 형법상 강요, 업무방해,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 5가지 혐의를 적용했다.

여 상무에 대해서 검찰은 "조현아 부사장을 위해서 주도적으로 기획하고 그로 인해 박창진 사무장은 전치 4주의 정신과 치료를 받았고 인간적 모멸감과 참담함을 알 수 있었다"며 "사건 초기부터 증거를 인멸하고 임원의 직위를 남용, 죄가 매우 크다. 국토부 조사 방해로 항공업무 공공수행을 방해하고 피고인에 대해 징역 3년을 구형한다"고 밝혔다.

이어 김 사무관에 대해서 검찰은 "피고인은 국토부에 허위 진술을 강요 국민적 불신과 분노를 야기 했다"며 "특히 피고인은 명백한 증거에도 범행 부인으로 일관하고 있다. 범행은 국토부 조사과정에서 실시간 유출했고 국토부 직원에 대한 회복할 수 없는 불신을 했다"며 양형이유를 설명했다.

이날 공판에서는 사건 당시 기내에서 쫓겨나고 이후 대한항공 측으로부터 거짓진술 강요와 회유, 협박 등을 받았다고 폭로한 박창진 사무장이 증인으로 출석해 관심을 끌었다.

박창진 사무장은 "조현아 전 부사장은 한 번도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다"며 "언론에서는 조현아 전 부사장이 저에게 사과를 했다고 보도했지만 저는 사과를 한번도 받아본적이 없다"고 밝혔다.

박창진 사무장은 "봉건시대 노예처럼 일방적인 희생만 강요했을 뿐이다. 한 개인의 일 할 권리와 자존감을 치욕스럽게 짓밟았다"고 덧붙였다.

이날 승무원 복장으로 출석한 박창진 사무장은 신변보호를 요청해 언론에 공개없이 법정에 들어갔다. 땅콩회항 사건 이후 조현아 전 부사장과 박창진 사무장의 첫 만남이었지만 조현아 전 부사장은 이날 시종일관 머리를 숙이고 박 사무장을 한 번도 쳐다보지 않았다.

박창진 사무장은 사건 직후 사측의 내부 따돌림이 있었다고도 언급했다. 박창진 사무장은 "회사가 (나를) '관심사병'으로 분류하려고 했다"며 "언론 취재로부터 보호 조치가 전혀 없었고 업무 복귀가 힘들다는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사건 당시 상황에 대해서 박창진 사무장은 "조현아 전 부사장이 여승무원을 밀치고 폭언했다"며 "(저도)조현아 전 부사장에게 맞은 적이 있다. 기내 폭언은 인권유린 행위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증인 신문 내내 울먹거리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한 박 사무장은 조 전 부사장은 물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등으로부터 단 한 차례도 '진정성 있는 사과'를 받은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또 박창진 사무장은 조현아 전 부사장에 대해 개인적인 생각도 전했다.

박창진 사무장은 "조현아 전 부사장은 경영진을 위해 또 회사를 위해 그 누구보다 성실히 일하고 희생한 저와 동료들의 마음을 헤아리고 다음에 더 큰 경영자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창진 사무장은 "합리적, 이성적이지 않은 경영방식으로 이전에 또는 지금과 같이 저에게 했던 그런 행위에 대해서 좀 더 본인이 진실성 있게 반성하길 바란다"며 "저야 한 조직의 단순한 노동자로서 언제든 소모품 같은 존재가 될 수도 있겠지만 조 전 부사장 및 오너 일가는 영원히 그 자리에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지난 19년간 회사를 사랑했던 마음과 또한 동료들의 그러한 마음을 헤아리고 다음에 더 큰 경영자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30일 땅콩회항 2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박창진 사무장에 대한 입장을 묻는 재판부에 "박 사무장이 당한 것에 대해 굉장히 가슴 아프게 생각하고 대한항공 회장으로서 사과한다"며 "(당시 하기했던) 박창진 사무장 등 직원들이 근무할 수 있도록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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