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통계청 등 관계부처에 따르면 지난해 고졸 취업자는 110만5000명으로 전년(983만6000명)보다 2.7%(26만9000명) 증가했다. 지난해 53만3000개의 일자리가 늘었는데 그 절반을 고졸자들이 차지한 셈이다.
증가율과 증가폭은 2002년(2.9%, 27만3000명) 이후 최대였다.
증가율은 전체 취업자 증가율(2.1%)을 0.6%포인트 웃돌았다. 이처럼 고졸 취업자 증가율이 전체 취업자 증가율을 앞지른 것은 2002년 이후 처음이다.
고졸자의 고용률도 2013년 61.1%에서 지난해 62.1%로 높아졌다.
성별로는 남성이 지난해 600만8000명으로 전년보다 2.0%, 여성이 409만7000명으로 3.8% 각각 늘며 여성의 증가세가 상대적으로 높았다. 고졸 여성 취업자가 400만명을 넘어선 것도 지난해가 처음이다.
앞선 추이를 보면 1980년대 이후 고졸 취업자는 1990년대까지 급증하다가 2000년대에 정체되고 중졸 이하는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였다. 반면에 대졸 이상은 증가세를 탔다. 2011년부터는 대졸 이상이 고졸 취업자보다 많아지기도 했다.
고졸 취업자는 1980년 300만명을 밑돌았지만 2~3년꼴로 100만명씩 불어나 1996년 900만명을 돌파했다. 그러나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급감했다가 2000년부터 다시 900만명대를 회복했으나 2013년까지 932만~984만명에서 등락하며 정체됐다.
이런 큰 흐름 속에서도 최근 몇 년간 변화 조짐이 나타났다.
2000년대에는 고졸 취업자가 감소하는 해가 있을 정도였지만 2011~2014년에는 증가율이 각각 0.3%, 0.9%, 1.1%, 2.7% 등으로 꾸준히 상승한 것이다.
이런 변화 조짐은 고졸자가 늘고 있는 최근 흐름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고졸 인구는 2009년부터 조금씩 늘었다. 특히 고졸 인구 증가율은 2003년부터 10년간 전체 인구(15세이상) 증가율을 밑돌았지만, 2013년부터는 2년 연속으로 소폭이나마 웃돌았다.
이는 고교 졸업생의 대학 진학률 추이와 맥을 같이한다. 급등하던 대학진학률이 2000년대 후반에 꺾이고는 하락세를 타서다.
정부의 교육통계연보에 따르면 1990년대 초반까지 30%대이던 대학 진학률은 대학설립기준 완화와 함께 1995년 51.4%, 1997년 60.1%, 2001년 70.5%, 2004년 81.3% 등으로 급등해 2008년 83.8%로 정점을 찍었다. 그러나 이듬해부터 하락해 2010~2013년에 각각 79.0%, 72.5%, 71.3%, 70.7%로 떨어졌다.
고졸 채용을 장려한 정책적 요인도 배경으로 꼽힌다.
이명박 정부 때 공공기관 등에 고졸자 채용 비중을 늘리도록 독려한데다 현 정부 들어서도 지난해 고졸 취업활성화 방안을 내놓은 바 있다. 아울러 시간 선택제 일자리를 늘리는 정책의 영향도 일부 있었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