遠寄衰翁濟病身(멀리 노쇠한 늙은이에게 부쳐 병든 몸을 구제하려네)
我亦有丹君信否(내게도 단약(丹藥)이 있는 걸 그대가 믿겠는가)
用時還解壽斯民(이 약 쓰면 이 백성을 장수하게 할 수 있을 것이네)
백범의 글은 경매에서 가끔 만나볼 수 있지만 이번 출품작처럼 10폭 병풍으로 구성된 대작이 나오는 것은 처음이다.
서울옥션이 오는 2월 11일 여는 온라인경매 <제4회 eBID NOW>에 나온다.
서울옥션은 "백범의 10폭 병풍은 백범의 글씨 가운데 매우 귀한 작품이라 할 수 있다"며 "백범이 평소 좋아하던 9편의 시로 9폭을 구성했으며 마지막 폭에는 글을 쓴 장소(임시정부 주석판공실)와 시기(1947년) 등이 적혀있다. 이 작품은 한의사이자 독립운동 자금원이었던 최석봉에게 써준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오후 2시부터 서울옥션 홈페이지(www.seoulauction.com)에서 진행하는 이번 경매에는 총 214점이 쏟아졌다. 명필가 100명의 글씨로 구성된 과 새해의 행운과 소망을 담은 그림들로 구성된
■I부 우리글씨 명품전
조선 중기 이후 구한말까지 당대 명필가 100명을 엄선하여 구성한 경매다. 옛 선인들의 글씨만으로 구성된 기획경매는 이번이 처음이다.
추정가 2억원에 나온 조선 중기 명현 50인들의 시와 서간을 엮어 첩으로 만든 작품이 눈길을 끈다. 1501년부터 1595년 사이 쓰인 글씨들로 학자와 정치가 예술인들의 글씨들로, 이 가운데는 퇴계 이황, 학봉 김성일, 미수 허목을 비롯해 허성(1548 ~ 1612), 허봉(1551∼1588)의 글씨 등이 포함돼 있다. 허성과 허봉은 허균의 형들로 이들의 작품이 시장에 선보이는 것은 처음이다. 여기에 포함된 대부분의 작품들은 명필가이자 감식가로 유명한 위창 오세창이 보유하고 있던 작품들이다.
■II부 세화 歲畵
새해를 송축하고 재앙을 막기 위해 그렸던 세화와 을미년, 양의 해를 맞아 양을 소재로 한 작품을 선보인다. 서울옥션은 잊혀졌던 풍속을 일깨우고 감사한 분에게 새해의 복을 기원하는 취지로 기획했다고 밝혔다.
용맹한 장수의 모습을 하고 있는 용의 모습을 담은 “십이지신도 진신”이 1200만-2500만원, 길조의 상징인 까치와 영험한 동물인 호랑이의 모습을 담고 있는 작자 미상의 '민화 호작도'가 700만원에서 900만원에 출품된다. 정다운 부부의 모습이 연상되는 유산 민경갑의 '꾀꼬리 한 쌍'(100만-200만), 유유자적함이 느껴지는 산정 서세옥의 “산수도”(150만-300만), 부귀를 상징하는 “궁모란도 8폭 병풍”(400만-800만)도 출품된다.
한국 근현대 작가들의 작품도 볼 수 있다. 십이지 동물의 얼굴을 하나씩 캔버스에 그린 사석원의 작품 12점도 출품된다. 자신의 띠에 맞춰 소장하거나 가족에게 선물하기 좋은 작품이며, 한 점에 330만원에서 600만원에 출품된다.
전통적인 민화의 소재와 표현기법을 현대적으로 풀어낸 홍지연의 “탱고”(300만-600만)와 곽수연의 “Enjoy”(80만-150만), 권수현의 '가화만사성'(120-250만), 윤위동의 “기도하는 소녀-색연필 수채화 교향곡”(300만-1000만) 등도 나왔다. 출품작은 2월 4일부터 10일까지 평창동 포럼스페이스에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