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 일부 아파트 온수 중금속 기준치 80배 검출…시민 불안감 확산

2015-01-28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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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전남 광양 일부 아파트에서 온수를 틀자 녹물이 흘러 나오고 있다.[사진=장봉현 기자]


아주경제 장봉현 기자 = "온수를 틀면 시뻘건 물이 줄줄 흘러요…수돗물이 안전하다는 말만 믿고 정수기 없이 그 물로 밥하고 식수로 사용하고 그랬는데…"

수돗물에 대한 전남 광양시민들의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수질검사 결과 일부 아파트 온수에서 납과 망간 등 일부 중금속이 기준치를 최대 80여배 초과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수돗물에 대한 우려가 더욱 커지는 분위기다.

시민들의 이 같은 불안감은 광양시가 보일러 회사 측과 원인규명을 놓고 책임을 미루는 등 소극적으로 대처하면서 사태를 키웠다는 지적이다.

28일 광양시에 따르면 지역 내 13개 아파트 일부세대에서 온수를 틀었을 때 녹물이 나온다는 민원이 잇따라 접수돼 최근 정수장과 해당 아파트 2곳의 공동저수조, 온수 등에 대해 12개 항목의 중금속 검사를 실시했다.

성분 분석 결과 보일러를 거친 온수에서는 셀레늄과 망간 등 일부 중금속은 기준치를 초과했으며, 수도꼭지에 일정기간 고여 있던 수돗물도 납과 철, 알루미늄 등 가정에서 사용하는 물에서는 미량이라도 절대 나오지 않아야 할 중금속 성분들이 기준치를 초과했다. 

납은 기준치의 2.9배, 망간은 76.94배나 초과되는 충격적인 결과였다. 

다만 정수장과 아파트 공동저수조, 냉수에서는 중금속이 검출되지 않거나 기준치 이하로 나왔다. 검사 결과대로라면 광양시에서 공급하는 수돗물은 안전하다는 결론이다.

하지만 온수에서 나온 중금속이 인체에 유해할 수도 있다는 불안심리가 확산되자 해당 아파트 주민들을 중심으로 관련 민원이 이어지고 있다. 13개 해당 아파트 외에 그동안 문제가 없었던 다른 지역 일부 시민들도 환경관리센터에 전화를 걸어 이상 여부와 불안감을 토로하고 있다. 

정모(33·여·중동)씨는 "그동안 우리 아파트에서는 녹물이 안 나오는 걸로 알고 있었는데 이웃에서도 녹물이 나온다는 말들을 들었다"며 "수돗물에 대한 불안감에 정수기를 설치하는가 하면 생수를 사들이는 집들도 있다"고 말했다.

광양시는 "이번 성분분석 결과 수돗물은 이상이 없는 것으로 나왔다"며 "보일러 열교환기를 통과하면 망간 등의 중금속이 검출된 만큼 보일러 등의 원인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보일러 회사 측은 "이 문제가 2013년부터 있어왔고 새제품의 보일러로 교체 후에도 녹물이 나온 만큼 다른 원인이 있다"는 입장이다. 

이 때문에 오래전부터 제기된 민원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고 네 탓만 하면서 수돗물 행정에 대한 불신을 자초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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