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24시간 내에 요르단 사형수를 석방하지 않으면 일본인 인질과 요르단 조종사를 살해하겠다고 시한을 제시해 일본·요르단 양국 정부가 시간에 쫓기게 됐다.
27일 밤 11시경 공개된 동영상에서 일본인 인질 고토 겐지(後藤健二) 씨는 “내 목숨은 24시간 밖에 남지 않았다”고 언급해 IS가 시한을 지정했다. 또 억류 중인 요르단 공군 조종사의 사진을 등장시켜 요르단 정부에 사형수 사지다 알리샤위의 석방을 재차 요구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IS가 일방적으로 시한을 설정해 초법적인 정치판단을 요구하면서 요르단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고 28일 보도했다.
일본 언론은 정부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영상에 나온 인물의 음성은 고토 씨가 맞다”고 전하면서 “일본 정부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요르단 정부에 협조를 요청하는 것 뿐”이라고 보도했다. 당초 IS가 일본인 인질 유카와 하루나(湯川遙菜) 씨를 살해한 후 시한을 정하지 않아 협상이 장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교도통신은 요르단 정부가 IS와의 협상에서 2대1 교환 방식과 2대2 교환 방식을 제안했다고 27일 보도했다.
2대1 교환 방식은 IS가 요구하는 사형수 사지다 알리샤위를 석방하고 IS는 생포된 요르단 공군 조종사와 고토 씨를 풀어주는 방안이다. 또 2대2 교환 방식은 2대1 교환 조건에 요르단이 테러범 1명을 더 풀어주는 방안이다.
그러나 IS가 요르단에 어떤 요구를 할지 분명하지 않고 테러범 석방에 따른 정치적 부담이 큰 상황에서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이 이 같은 구상을 실천에 옮길 수 있을지 미지수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 정부는 시한이 24시간으로 제한된데 대해 큰 충격을 받고 있다고 전했으며, 요르단 정부에게 사형수의 석방은 정치적 부담이 클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일본 정부는 지난해 11월 요르단 정부로부터 일본인 2명이 IS에 억류됐다는 정보를 입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은 이 정보에 따라 이달 계획된 아베 총리의 중동방문이 IS를 자극할 수 있다는 신중론이 정부 내에서 나왔으나 강행했다고 28일 보도했다.
아베 총리가 중동방문 기간에 난민지원 등 IS 대책을 위해 2억 달러를 지원하겠다고 발표한 직후 일본인 인질 2명을 등장시킨 동영상이 공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