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보면 유화증권은 2014년 순이익이 82억1000만원으로 전년 대비 34.5% 감소했다.
회사에서 내놓은 실적공시를 보면 임대료 수입 감소가 순이익을 악화시키는 원인이 됐다. 여기에 결산월 변경(3→12월)에 따른 사업기간 축소도 영향을 줬다.
유화증권은 이 회사 소유인 서울 여의도 국제금융로 유화증권빌딩에서 키움증권이 나간 후 공실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애초 유화증권은 수익에서 부동산 임대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컸다. 증시 침체에도 해마다 흑자를 낸 것은 이 덕분이다.
유화증권빌딩은 현재 공실률이 50%를 넘어서고 있다. 한때 유화증권이 사옥을 팔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던 것도 이 때문이다.
이송미 한화63시티 투자자문팀 연구원은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나 한화63시티, 전국경제인연합회 같은 프라임(최상등급)은 공실률 감소를 보이고 있다"며 "그러나 다른 오피스빌딩은 상황이 반대인 걸로 안다"고 말했다.
일찌감치 사옥을 처분한 유안타증권이나 유진투자증권, 하나대투증권은 어려워진 세입자 구하기로 고민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다.
유안타증권은 1999년 동양증권 시절 여의도 사옥을 론스타에 팔았다. 유진투자증권은 2004년 독일 데카방크 측에 여의도 빌딩을 매각했으며, 이 건물은 다시 행정공제회를 거쳐 KB자산운용으로 넘어갔다.
하나대투증권도 2010년 여의도 사옥을 하나금융지주 계열사인 다올자산운용에 팔아 1680억원대 차익을 거뒀다. 현대증권은 2014년 하나자산운용에서 만든 부동산펀드에 본사 사옥을 매각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한때 임대료로 짭짤한 수익을 올렸으나, 요즘은 공실 문제로 고민하는 회사가 늘고 있다"며 "매물로 나오는 여의도 빌딩은 더 많아질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