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장슬기 기자 = 지난해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마무리한 메리츠화재에 신선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복잡한 절차를 과감하게 철폐한 김용범 메리츠화재 신임 사장(사진)의 경영 방침으로 임직원들의 사기가 진작되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김 사장은 임직원들간 형식을 타파한 의사소통 체계를 강조하고 있다.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김 사장은 최근 새해 경영방침을 담은 이메일을 작성해 사내 임직원들에게 발송했다. '변화와 혁신'을 강조한 김 사장은 대면 결재를 최소화하고 모든 의사결정을 전자결재로 통일한다는 내용을 이메일에 담았다.
김 사장은 불필요한 문서 작성으로 시간이 과도하게 허비되는 것은 물론 보고자가 대면 결재를 위해 대기하는 것 역시 상당한 시간을 소모시켜 생산성을 떨어뜨린다고 판단, 이처럼 보고 체계의 효율화를 도모했다.
이와 함께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변화도 시도했다. 김 사장은 오후 6시 정시 업무가 끝나면 늦어도 오후 7시 전에는 모든 임직원들이 퇴근하도록 독려하고 있다. 현재 3개월 간의 계도기간을 두고 정시 업무 이후에는 모든 전산시스템 접속을 차단하는 방침을 내세우고 있다. 김 사장은 정시 퇴근을 정착시키지 못한 부서장과 임원에 대한 고과평가도 실시할 예정이다.
김 사장은 사내 이메일을 통해 "행동이 가치와 신념을 변화시키고 문화를 바꾼다"고 강조했다. 그는 "빠른 소통과 의사결정을 통해 낭비되는 시간을 없애면 업무 시간에 집중도와 효율성이 크게 상향된다"며 "이는 곧 퇴근 후 여가생활 만족도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선순환 구조가 생겨나기 시작한다"고 말했다.
김 사장이 부임하기 직전까지 메리츠화재는 남재호 전 사장의 퇴진과 함께 임원의 절반 가량이 사퇴하면서 사내 분위기가 어수선했던 것이 사실이었다. 하지만 김 사장이 취임과 동시에 이같은 경영방침을 밝히고 실천하기 시작하면서 하루가 다르게 직원들의 사기 진작과 함께 업무 효율성도 높아지고 있다는 반응이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김 사장이 임직원들에게 전달한 짧지만 강렬한 메시지가 많은 변화를 가져다 주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29일 임원인사 및 조직개편과 함께 선임된 김 사장은 한성고, 서울대 경영학과 졸업 후 대한생명(현 한화생명)에서 출발해 CSFB와 삼성화재, 삼성투신운용, 삼성증권 등을 두루 거친 금융전문가로 꼽힌다. 2011년 메리츠종금증권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으며 메리츠그룹에 합류했다.
메리츠화재는 김 사장 선임과 동시에 책임과 권한을 명확히 하고 신속한 의사결정을 위한 조직구조 단순화를 단행했다. 기존 조직구조를 8총괄 31본부 1담당 134팀에서 3총괄 4실 1부문 27본부 124부로 재편한 것이 특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