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차별화 아쉬운 '천편일률' 헤지펀드

2015-01-18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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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규진 기자 = "차별화된 헤지펀드 운용전략이 없다. 천편일률이다. 투자자가 선택할 여지가 거의 없다는 얘기다."

한 해지펀드 운용역은 이처럼 우려했다. 헤지펀드는 2014년 금융시장 불안에도 평균 4.8% 수익을 올렸다. 운용규모도 같은 해 11월 말 기준 2조7000억원에 달한다. 2011년 2000억원 대비 1300% 가까이 성장한 것이다.

그러나 헤지펀드는 아직 양적인 성장에 그치고 있다. 운용 규모가 증가하고 있지만, 조기 청산하는 헤지펀드 수도 늘고 있다. 고수익을 쫓는 특성상 성과가 부진한 펀드에 대한 퇴출이 가속화되고 있다. 헤지펀드 규모만 보면 12배가 넘게 증가했으나 펀드 수는 32개로 고작 20개 늘었다. 2014년에만 7개 펀드가 조기 청산됐다.

수익률이 양호한 운용사에 투자자가 몰리면서 나타나고 있는 양극화 현상이다. 헤지펀드는 현재 14개사가 운용하고 있다. 그러나 안을 들여다보면 사실상 삼성자산운용, 브레인자산운용 2곳이 독식하고 있다. 2개사가 차지하는 설정액만 2014년 11월 말 1조4462원으로 전체에서 약 54%를 차지했다. 이에 비해 2012년은 3708억원으로 35%를 밑돌았다.

국내주식만을 대상으로 '롱숏'전략을 구사하는 헤지펀드 간 경쟁이 심화되는 점도 문제다. 해외주식에 자산 일부를 투자하는 헤지펀드는 2개에 불과하다. 해외주식 투자를 비율로 봐도 약 1.7%(781억원)밖에 안 된다. 반면 국내주식에는 53%에 달하는 2조4506억원이 투자되고 있다.

일부 운용사는 수익률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공모주에 뭉칫돈을 넣었다는 얘기도 나온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2014년 말 헤지펀드 수익률이 심하게 떨어지다보니 D운용, H운용이 제일모직 공모주에 헤지펀드 자금 대부분을 넣기도 했다"고 말했다. 헤지는 본래 위험을 회피, 분산시킨다는 의미인데 한 곳에 몰빵해 위험을 떠안은 것이다.

헤지펀드는 단기에 고수익을 추구하는 상품인 만큼 우수한 운용인력도 필요하다. 다양한 투자경험을 쌓은 인력을 채용하고 차별화된 투자전략을 추구해야 한다. 해외투자도 확대해 수익구조를 다변화해야 헤지펀드 산업이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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