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가 불법 또는 유해상품으로 분류된 장난감 15개 품목의 미국 시장 판매금지 요구에 합의했다.
중국 펑황커지(鳳凰科技)는 알리바바 그룹이 미국소비자제품안전협회(CPSC)가 제시한 유해 장난감 판매금지 조치에 자발적으로 동의했다고 13일 보도했다.
엘리엇 카예(Elliot Kaye) CPSC 위원장은 "갈수록 많은 온라인 전자상거래 업체가 생겨나는 상황에서 알리바바의 이같은 협조는 미국 소비자 안전수호의 첫 번째 성공사례로 기록될 것"이라면서 "알리바바의 선도적 행동은 유해한 상품이 소비자들에게 무방비로 노출되는 것을 예방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짐 윌킨슨 알리바바 대외협력부임원은 "CSPC 측과 협력해 소비자 보호를 위해 함께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미국 시장 진출을 목적으로 한 알리바바의 장기적 전략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아울러 그 실효성에 의구심을 보이는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알리바바에서 거래되는 물량이 너무 많아 사실상 모든 물품을 검사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중국에 본사를 두고 있는 소비자보호단체 밍지안의 제임스 펠드캠프 CEO는 "알리바바가 거래되는 모든 불량품을 제거하겠다고 말하고 있지만 거래물량으로 볼 때 이는 실현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알리바바 산하 온라인 쇼핑몰은 지난해 기준으로 3억명의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 쇼핑몰 내 거래의 대부분은 중국에서 이뤄지고 있으나 미국을 비롯한 해외 직구족도 꾸준히 늘고 있다.
CPSC 통계에 따르면 현재 미국으로 수입되는 장난감의 90%는 중국산이며, 미국에서 리콜 조치를 받은 5개 상품 중 4개가 중국에서 생산된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알리바바는 자사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되는 '짝퉁' 단속을 위해 2년간 10억 위안(약 175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투자하는 등 온라인 쇼핑몰 환경 개선에 적극 나서고 있다. 앞서 지난해 8월 미국 뉴욕증시 상장을 앞두고 '짝퉁근절'을 선언한 데 이어, 올해 11월에는 마윈 알리바바 회장이 저가 짝퉁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을 "탐욕스럽다"고 공개 비판하며 가짜 상품 퇴치 여론몰이에 나서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