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지화 부패 조사로 직격탄을 입은 것은 중국 유명 인터넷 동영상기업 러스왕(樂視網 LeTV)이다.
중국 베이징천바오(北京晨報) 24일 보도에 따르면 러스왕 주가는 지난 일주일 사이 연일 폭락하면서 시가총액이 무려 57억2000만 위안(약 1조1000억원)이 증발했다. 링지화 부장의 조사설이 발표된 22일 선전증시에서 러스왕 주가는 하한가를 치기도 했다. 현재 러스왕 시총은 일주일 전 300억 위안에서 245억 위안에 그치고 있다.
자웨팅(賈躍亭) 러스왕 회장의 건강회복에 따른 경영 복귀, 전기자동차 사업 투자 등 각종 호재 속에서도 러스왕 주가가 폭락하고 있는 것은 링지화 등 부패 연루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다름 아닌 링지화 부장의 남동생과 남동생 부인의 오빠, 즉 처남이 모두 러스왕에 거액의 투자를 해왔기 때문이다.
앞서 중국 펑파이(澎湃)신문은 링지화 부장 남동생인 링완청(令完成)이 대표로 있는 투자사 후이진리팡(匯金立方)이 과거 러스왕의 창업 초기 시절 주요 투자자라고 보도했다. 또한 링완청의 처남인 리쥔(李軍)이 앞서 2008년 러스왕에 200만 위안을 투자한 데다가 2013년 1월까지 러스왕 부총경리직을 맡았으며, 2013년 9월까지 러스왕 4대 주주였다고 전했다.
심지어 링완청이 당국이 링지화 부장에 대한 수사망을 좁혀오자 공산당 중앙판공청의 기밀 자료를 지니고 미국으로 도피해 망명을 시도했으나 미국 측에 의해 중국에 송환됐다는 설까지 중화권 매체를 통해 흘러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링지화 부장이 링완청이 당시 휴대했던 국가기밀자료 유출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측되는만큼 링 부장에게 매국노라는 낙인이 찍혀 저우융캉(周永康) 전 정치국 상무위원과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시 당서기보다 더욱 엄중한 처벌을 받을 것이라는 가능성까지 제기됐다.
이에 따라 러스왕 외에도 링완청이 운영하는 후이진리팡이 투자한 이른 바 ‘링지화 테마주’는 23일 일제히 폭락을 면치 못했다.
동방일승(東方日升)이 개장과 함께 10% 급락하며 하한가를 쳤으며 신주태악(神州泰岳)이 7.38%, 해남서택(海南瑞澤)이 2.53%, 광일과기(光一科技)가 2.78%, 동푸용(東富龍)이 2.58% 등으로 하락했다.
링지화는 후진타오 전 국가주석의 비서실장을 지낸 최측근 심복으로 정치국원 진입까지 노렸던 중국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파 핵심 실세였지만 친형과 동생, 친척들이 잇따라 체포되고 숨진 아들과 아내도 부패의혹이 불거져 나오면서 결국 낙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