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후진타오(胡錦濤) 전 중국 국가주석의 비서실장(당 중앙판공청 주임)을 지낸 링지화(令計劃) 현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통일전선공작부장이 낙마했다. 이에 따라 저우융캉(周永康) 전 정치국 상무위원,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시 당서기, 쉬차이허우(徐才厚) 전 중앙군사위 부주석 등에 이어 정치거물인 링 부장까지도 처절한 몰락을 맞게 됐다.
관영 신화통신은 22일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제12기 전국위원회 부주석인 링 부장이 현재 엄중한 기율위반 혐의로 조직조사(당내부 조사)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당국은 링 부장의 혐의를 구체적으로 적시하지는 않았다.
링 부장은 부정부패 혐의는 아들이 낸 '페라리 교통사고'를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던 2012년 7월부터 서서히 불거져나오기 시작했다. 일부 중화권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페라리 교통사고 당시 공안, 사법기관을 총지휘하는 당 중앙정법위원회 서기이던 저우융캉이 공안당국에 친필메모를 보내 사건은폐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링 부장의 낙마로 인해 중국 정치권은 격랑에 휩싸이게 됐다. 링 부장은 후 전 주석의 '복심'으로 통했던 줄곧 권력의 중심에 서 있던 인물로 정치적 상징성이 크다. 2012년 말 제5세대 지도부 출범을 앞두고서는 후 전 주석이 막후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그를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으로 끌어올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돌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링 부장이 후 전 수석의 최측근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수사에 대한 여파가 후 전 주석에게까지도 미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시진핑 체제가 후 전 주석에게까지 수사의 칼날을 겨누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대세다.
중국신문망(中國新聞網)은 이날 밤 관련사설에서 링 부장에 대한 조사 사실을 전하며 "(시진핑 지도부의) 반부패는 이미 강대한 정치적 응집력을 발휘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