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발명왕 토마스 에디슨이 1878년 설립한 전기조명회사를 모체로 성장해 온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은 현재 비행기의 제트엔진과 화력발전용 가스터빈, 의료용 영상진단기구 등 여러 장치를 제조하는 글로벌기업으로 성장했다.
GE를 이끄는 제프 이멜트 회장은 주간지 닛케이 비즈니스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빅데이터 분석이 미래로 가는 길이라고 역설했다.
이멜트 회장은 “GE가 소프트웨어와 데이터를 분석하는 기업이 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고 운을 뗀 뒤 “GE는 자체 생산한 기계에서 데이터가 집적되고, 제품이 갖는 힘을 최대한으로 끌어 올릴 수 있는 환경이 정비된 회사이기 때문에 앞으로 분석 능력을 높여야 한다”고 언급했다.
GE가 제작하는 모든 기계에는 연료와 온도, 진동 등을 측정하는 센서가 부착돼 있으며 이를 통해 방대한 양의 데이터가 집적된다. 이를 빅데이터로 분석 처리함으로서 기계의 생산성과 효율성, 내구성 등을 향상시키는 것이 GE의 전략이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비행기가 태평양을 한번 횡단하면 약 1조 바이트의 정보가 수집되는데, 이 데이터를 GE는 리얼타임으로 분석해 엔진의 트러블을 미연에 방지하고, 연료의 소비효율을 높여 비행기의 운항효율을 급격히 향상시킬 수 있게 된다.
GE는 이러한 전략을 ‘인더스트리얼 인터넷(Industrial Internet)'이라 부르고 있으며 이것이 바로 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한 새로운 기업전략이다. 또 소프트웨어를 강화하기 위해 시스코 시스템즈와 오라클 등 외부기업에서 많은 인재를 끌어 모았다. GE는 독자적으로 개발한 데이터분석 소프트 ‘프레딕스(Predix)'를 회사 밖에도 개방해 외부 기업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전략도 펼치고 있다.
이에 대해 이멜트 회장은 “인더스트리얼 인터넷은 터빈과 유전 플랜트, 의료기기, 항공엔진이 인터넷으로 연결되면서 얻을 수 있는 데이터를 프레딕스라는 소프트를 통해 철도, 석유회사, 병원 등에 제공하는 것은 소프트의 신뢰성을 높이고 산업의 가치를 끌어 올리는데 큰 이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시장조사회사 가트너에 따르면 인터넷에 연결된 장치는 2009년까지 9억대에 불과했으나 2020년에는 300억대로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여기서 생성되는 여러 데이터를 분석해 활용함으로써 1조9000억 달러의 경제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조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가트너는 특히 사물인터넷은 헬스케어, 보험, 금융 분야에 대한 수요가 많을 것으로 내다봤으며 GE가 추진하는 인더스트리얼 인터넷은 이러한 움직임의 선두를 달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멜트 회장은 “GE는 기계를 진화시키는 것도 할 수 있지만, 데이터 분석 능력까지 갖추게 되면 세계를 이끌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면서 “데이터를 분석하는 기업은 많지만, 우리처럼 기계를 깊이 이해하면서 데이터를 분석하는 회사는 없다”고 강조해 “이것이 GE의 경쟁 우위”라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