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가 이번에는 중국 대표 백색가전 업체인 하이얼(海爾)과 손잡고 스마트 TV 시장 진출에 나섰다. 이를 통해 알리바바는 자체 개발한 OS(운영체제) 보급 확대를 본격화할 전망이다.
4일 신징바오(新京報)에 따르면 최근 알리바바와 하이얼은 홈쇼핑 맞춤형 스마트 TV인 '하이얼-알리 TV(海爾阿裏電視)'를 공동 출시하기로 합의하고, 2015년까지 알리바바의 홈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서비스 시스템이 내장된 스마트 TV 400만대를 판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리모콘에 '음성인식' 기능을 탑재해 편의성을 높이고, 알리바바의 온라인 결제 서비스인 알리페이(支付寶·즈푸바오) 서비스를 제공, 알리바바 산하 온라인 쇼핑몰 타오바오(淘寶) ID만을 이용한 원스톱 쇼핑과 결제가 가능하도록 했다.
두 기업은 '알리 VIP 쇼핑 라운지'라는 플랫폼을 구축해 고객 관리에도 나설 예정이다. 하이얼-알리 TV 사용자들은 이 쇼핑 플랫폼을 통해 TV 구입후 무상으로 제공된 1000~3000 위안 가치의 상품 교환권을 쇼핑, 보험, 고해상도의 프로그램 패키지 시청권 구입 등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알리바바와 하이얼은 전국에 1000여개의 매장을 보유하고 있는 중국 최대 가전유통업체 궈메이(國美)와 O2O 서비스 관련 합작을 맺고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해 하이얼-알리 TV 판매량을 높일 계획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알리바바와 하이얼의 이번 합작이 양사 모두에게 '상생 효과'를 가져다줄 것으로 전망했다.
하이얼은 자사의 가전제품 판매량을 높일 수 있고, 알리바바는 자사의 클라우드 서비스 알리윈(阿裏雲)이 개발한 알리바바 OS(운영체제)의 보급을 스마트 TV는 물론 휴대폰. 프로젝터기 등으로 확대하는 데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무엇보다 하이얼 알리 TV는 홈쇼핑 시장을 겨냥한 스마트TV라는 점에서 아직은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는 중국 홈쇼핑 시장 발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홈쇼핑 상품 품질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고, 컴퓨터나 모바일 단말기보다 쉽고 간편하게 쇼핑을 할 수 있다는 인식 확대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알리바바는 이미 지난해부터 자체 개발한 OS 보급을 위해 가전제품 업계와의 제휴를 추진해왔다.
지난해 7월 알리바바는 중국의 대표 TV 생산업체인 쓰촨창훙(四川長虹)전자와 손잡고 TV 공동출시와 함께 TV에 OS 시스템을 결합시키는 조건을 내걸었으나, 쓰촨창훙의 반대로 결국 양사의 합작이 무산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OS시스템에 대해 아직 잘 모르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TV 홈쇼핑은 OS의 장점을 알릴 수 있는 최고의 홍보수단"이라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