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포스트(WP)와 CNN 등 미국 언론들은 2일(현지시간) 최근 사임한 척 헤이글 미국 국방장관의 후임으로 카터 전 부장관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CNN은 정부 고위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카터 전 부장관을 새 국방 수장으로 낙점했으며 최종 결심과 공식 발표만 앞두고 있다"고 보도했다.
카터 전 부장관은 지난달 24일 헤이글 장관의 퇴임 발표 직후부터 미셸 플러노이 전 국방부 정책담당 차관, 잭 리드(민주·로드아일랜드) 상원의원, 제이 존슨 국토안보부 장관 등과 함께 국방장관 후보로 거론돼 왔다.
이들 중 플러노이 전 차관과 리드 의원은 스스로 장관직을 고사했다. 존슨 장관의 경우 국방장관으로 지명할 경우 국토안보부 장관 후임자를 따로 골라야 한다는 점이 난제로 꼽혀 왔다.
카터 전 장관은 미국 내에서 핵 관련 전문가로 꼽힌다. 특히 국방부 내에서 북한 핵문제 전문가로 알려졌다.
영국 옥스포드 대학에서 이론 물리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그는,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콘돌리자 라이스 당시 국무장관의 참모직을 거쳐, 하버드대 케네디 스쿨 교수와 아스펜 전략그룹, 미국외교협회(CFR),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등에서 활동해왔다.
이후 지난 2011년부터 지난해 12월까지는 오바마 행정부에서 국방부 부장관에 올라 예산과 무기 등의 실무 경험 등을 바탕으로 정치권과 군 내부에서 비교적 좋은 평가를 받아왔다.
한국과의 인연도 있다. 지난 1990년대 1차 북핵 위기 당시 카터 전 부장관은 핵협상에 직접 참여하기도 했다. 아울러 지난해 3월에는 국방부 부장관 자격으로 방한해 미국의 아시아·태평양 전략과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재차 강조하기도 했다.
북핵과 장거리 미사일 위협에 대해선 강경한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그는 2006년 윌리엄 페리 전 대북조정관과 함께 WP에 낸 기고문에서 “북한이 대포동 미사일 발사 준비를 계속하면 이를 공격해 파괴하겠다는 의지를 명확히 밝혀야 한다”며 북한에 대한 선제 정밀 타격을 요구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