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EU집행위원회는 28일(현지시간) 유로존 국가의 2015년 예산안과 관련해 “7개국이 EU의 재정 규율에 저촉할 리스크가 있다”고 발표했다.
특히 이 중에서도 프랑스와 이탈리아, 벨기에의 상황을 문제시하고 내년 3월에 재정 개혁에 대한 진척 상황 등을 재점검하기로 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EU집행위원회는 유로존 18개국 중 금융지원을 받고 있는 그리스와 키프로스를 제외한 16개국의 2015년도 예산안이 EU의 재정 규율에 부합하는지 검토한 결과 독일 등 5개국은 ‘준수’ 판정을 내렸으며, 핀란드 등 4개국은 ‘대략 준수’ 등급을 매겼다.
EU 회원국은 연간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3% 이하, 누적 채무 잔액을 GDP 대비 60% 이하로 설정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유로화의 신용 유지를 위해 유로존 국가는 EU집행위원회가 지나친 재정적자를 시정하도록 권고할 수 있다. 권고에 따르지 않을 경우 최대 GDP의 0.5%에 이르는 벌금을 제재조치로서 부과할 수 있다.
특히 재정 악화가 문제시되고 있는 국가가 제2, 제3의 경제 규모를 갖는 프랑스와 이탈리아로 프랑스는 2015년에 재정적자를 GDP 대비 3% 이하로 억제하겠다고 약속했으나, 경기 침체로 인해 현재는 3% 이하의 억제 달성을 2017년으로 연기했다.
이탈리아의 재정적자는 3% 정도로 프랑스보다는 양호하나 누적 채무금액은 이미 GDP의 약 130%에 달해 유로존 국가 중 그리스에 이어 두 번째다. 벨기에는 사회당을 중심으로 한 전 정권에서 재정 악화가 심화돼 보수 신정권이 재정 재건에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은 28일 “모든 국가가 EU의 규칙을 존중해야 한다”고 지적했으며, 독일과 네덜란드 등 북유럽지역은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재정악화에 대해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러나 EU집행위원회는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경기가 침체된 상황을 감안, 현 단계에서는 제재조치를 부과하지 않을 방침을 밝혔으나, 프랑스, 이탈리아, 벨기에로부터 재정 재건과 구조개혁에 임할 것을 약속한 서한을 받았다고 밝혔다.
EU집행위원회는 프랑스, 이탈리아, 벨기에에 대해 내년 3월까지 시한을 두고 재정 재건 노선을 명확히 하도록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