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최근 유로존 은행들의 2014년 3분기(7월~9월) 실적 발표에서 9개 은행 중 7곳에서 실적이 개선됐으며 채무위기에서 벗어난 것으로 판단되는 지표들이 공개됐다.
그러나 경기침체와 디플레이션 우려를 배경으로 남유럽지역의 은행을 중심으로 여전히 기업 대출이 둔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유로존 은행들의 본격적인 금융 재생의 길은 아직 멀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지난 4일 발표된 스페인 산탄데르 은행의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2%를 상회하면서 시장 전망치를 크게 웃돌았다. 특히 불량채권 관련 비용이 대폭 감소됐으며 영국과 브라질 사업에서 이익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로존 각 은행이 2010년 채무위기 후 발생한 불량자산의 처분이 순조롭게 진행됐으며 10월말 시행된 유럽중안은행(ECB)의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가 예상치를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서 최악의 고비는 넘긴 것으로 보는 전문가가 많다.
그러나 유로존에는 아직 리스크가 존재하고 있으며 회복의 속도도 더디다.
가장 우려되는 점은 이탈리아와 그리스 등 남유럽을 중심으로 한 경기침체로 ECB에 따르면 유로존 내 기업 대출은 채무위기 이후 약 4700억 유로 줄어들었다.
디플레이션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남유럽의 중소기업에게 은행의 융자가 흘러들지 않고 있으며 이탈리아 은행은 자산에 차지하는 국채 비율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ECB의 스트레스 테스트에서 최대 자본 부족을 지적받은 이탈리아 몬테 데이 파스치 은행(BMPS)은 지난 2일 증자에 따른 자본 증강을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또 지난 3일에는 그리스가 추가 지원 없이 기존 금융 프로그램을 종료할 가능성이 '극히 낮다'는 ECB 고위관계자의 발언이 보도되면서 그리스 국채 금리가 상승했다.
이 신문은 스코틀랜드 로얄은행(RBS) 관계자를 인용해 "금융규제가 강화되는 가운데 은행의 체력은 아직 완전하지 않다"고 지적하면서 "유로존에는 너무 많은 은행이 영업하고 있으며 은행의 재편 등 근본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도이치은행은 소송의 장기화로 비용이 증가해 수익을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이치은행은 소송 관련 비용으로 9억 유로를 지출하면서 북유럽지역 은행 중 유일하게 적자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