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경기 회복이 진행 중인 미국에서 양적완화 종료가 결정된 31일(현지시간) 직후 디플레이션 우려 등 구조문제를 안고 있는 일본은 거꾸로 추가 금융 완화를 결정했다.
시장에서는 일본과 비슷한 문제를 안고 있는 유럽의 금융정책에 대한 주목이 높아지고 있으며 유럽중앙은행(ECB)의 추가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한층 더 고조되고 있다.
유럽연합(EU) 통계국이 31일 발표한 10월 유로존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0.4% 상승했다. 지난 9월 0.3%보다 소폭 개선됐으나 국제유가 등 에너지 가격의 하락이 물가상승의 발목을 잡고 있어 디플레이션 우려가 계속되고 있다. 또 이날 발표된 9월 실업률은 11.5%로 노동시장의 개선도 더디다.
국제유가시장에서는 북해산 브렌트유가 전일보다 0.38달러 내린 85.86달러에 마감됐으며 이는 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국제유가 하락의 배경에는 유럽과 신흥국의 수요 감소와 함께 미국의 양적완화 종료에 따른 달러화 상승이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물가하락 전망이 계속 제기되면서 일본은행이 추가 완화를 발표한 것처럼 유럽도 물가하락 전망이 계속되면서 6일 개최될 예정인 ECB 이사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ECB는 지난 9월 이사회에서 결정한 자산유동화증권(ABS)의 매입을 위해 업무를 대행하는 4개 운용사를 지난달 30일에 선정해 11월 중에 매입에 들어갈 예정이며 ECB는 이미 커버드본드의 매입을 시작했다.
또 12월에 시행될 두 번째 장기자금공급(TLTRO)에 따라 자금 공급을 늘릴 것으로 보이며, 지난달 26일 공개한 유로존 은행에 대한 스트레스테스트 결과 이탈리아 등 남유럽지역 일부 은행을 제외한 나머지 은행에서 재무상황이 개선된 것이 확인돼 자금공급을 위한 융자를 시행하기 쉬운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다.
관계당국은 당분간 이러한 정책의 효과를 지켜볼 것으로 예상돼 이달 열리는 ECB 이사회에서 추가 완화책을 도입할 가능성은 낮다고 보는 전문가도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만으로는 충분한 금융완화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고 보는 전문가도 많아 유로존의 국채를 매입하는 양적완화를 기대하는 투자자들도 많다.
31일 유럽채권시장에서는 독일의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0.8% 전반을 기록해 과거 최저 수준으로 나타났으며 모건 스탠리 스트래티지스트는 “금융시장은 이미 ECB가 80% 이상의 확률로 대규모 국채 매입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고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