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향력 커지는 법인보험대리점…"전문성 강화 위한 평가제도 도입해야"

아주경제 장슬기 기자 = 최근 법인보험대리점(GA)을 통한 보험 판매가 활성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 채널의 불완전판매를 줄이기 위한 전문성 강화 방안이 제도화 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를 위해 GA 평가제도 도입, 자본금 요건 신설 등이 대안으로 제시됐다.

정세창 홍익대학교 교수는 20일 보험연구원 주관으로 열린 '판매채널제도 개선 연구용역 설명회'에서 "GA의 시장 지배력이 증대하면서 보험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데 반해, 이에 부합되는 전문성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이를 위해 '진입'과 '사업수행'으로 방안을 구분해 제시했다. 정 교수는 "진입관련 전문성 강화 방안으로는, GA를 실제 운영하는 임원에 대해 등록제한 사유를 두는 인적요건 강화와 일정규모 이상의 GA에 대해서는 사업의 지속성 보전을 위해 자본금 요건을 신설하는 재무적 요건 강화 방안이 있다"고 강조했다.

GA가 다양한 종류의 보험을 한꺼번에 판매하면서 영업력을 강화하는 만큼, 그에 해당되는 요건을 갖출 수 있도록 이를 제도화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관련기사

• 한국이해관계자경영학회, 보험연구원과 '정기세미나' 개최
• 전용식(보험연구원 선임연구위원)씨 부친상

이어 "사업수행 중 전문성 강화 방안으로는 고급 자격증제도 신설, 불완전판매비율이 높은 모집종사자에 대한 집합교육 실시, 면허의 갱신을 보수교육과 연계시키는 갱신제도의 도입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구매자와 판매자 간 정보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는 만큼, GA 자체에 대한 평가제도도 도입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또다른 발표자로 나선 김은경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는 "보험사와 보험판매조직의 책임관계에 있어 제조자(보험사)가 소비자(보험계약자)에 대해 1차적인 책임을 지는 구조이기 때문에, 판매자의 도덕적 해이를 야기시킬 가능성이 있다"며 "현재의 대리법리에 따른 책임 체계하에서 판매자에게 설명의무에 앞서 상담의무를 부과하고 설명의무와 상담의무의 이행 여부를 판매자가 증명토록 하는 방안이 있다"고 제시했다.

상담의무는 보험계약체결 전에 보험상품에 대한 정보를 필요로 하거나 보험계약을 체결하고자 하는 자가 자신에게 적합한 보험이 무엇인지를 알 수 있도록 상담해 줘야 하는 의무다.

또한 불완전판매와 직결되는 설명의무위반에 대해서는 판매자에게 1차 손해배상책임(자기책임)을 부과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김 교수는 "독일의 경우 손해배상책임의 부과가 보험계약자의 보험구매단계에서 구매결정에 중요한 정보를 제공받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전속대리점과 비전속대리점의 판매책임을 분리하고, 비전속대리점에 대해서는 보험중개사로 전환하는 방안 등도 제시됐다.

이날 강호 보험연구원장은 "이제는 보험산업도 건전한 모집질서 확립을 통해 보험소비자의 신뢰도를 제고시켜야 한다"며 "판매채널의 경우에도 그 역할과 권한에 걸맞는 법적 지위와 법적 책임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