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최근 중국판 프라이데이 '솔로데이'에서 10조원 이상 매출을 올리며 전자상거래 시장 이슈의 중심에선 알리바바가 제3자 결제서비스 '알리페이(支付寶 즈푸바오)' 해외시장 진출을 위해 거침없는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알리바바의 금융사업부를 따로 분리해 최근 설립된 '마이(螞蟻)미소금융서비스(이하 마이미소금융)'가 전날 호주 시드니에 알리페이 자회사인 '알리페이 호주'를 설립할 것이라 선언해 알리페이가 글로벌 시장 진출에 또 한 걸음 크게 내딛었다고 징지찬카오바오(經濟參考報)가 19일 보도했다.
이로써 알리바바의 해외지사는 미국·싱가포르·한국·영국·룩셈부르크에 이어 호주까지 총 6개로 늘어났다고 신문은 소개했다. 한국에는 지난 4월 알리페이 지사가 들어섰으며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중국인들의 중국 온라인 쇼핑몰 이용시 위안화 결제서비스를 제공하며 호시탐탐 한국 시장 진출의 기회를 엿보고 있는 상태다.
이 외에도 알리페이는 현지 IT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해외 모바일 및 온라인 결제서비스 제공을 위한 기반 쌓기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이날 마이미소금융은 싱가포르 모바일 안보 및 기밀유지기술 업체인 V-key에 1500만 달러의 시리즈B, 즉 두번째 투자에 나섰음을 밝히기도 했다.
마이미소금융은 "V-key의 과련 기술은 이미 전세계적으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면서 "향후 알리페이, 알리페이월렛, 위어바오(餘額寶) 등 모바일 및 인터넷 금융 사업에 적극 응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위어바오는 알리바바가 야심차게 내놓은 온라인 머니마켓펀드(MMF) 상품을 말한다.
최근 알리바바 마윈(馬雲) 회장은 알리페이의 상장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마윈 회장은 지난 11일 솔로데이 단 하루만에 10조원 이상 매출을 올린 것에 대한 소감을 밝히면서 "알리페이의 중국 A주(내국인 전용) 상장을 계획하고 있다"며 알리페이에 계속 힘을 실어줄 것임을 시사했다.
최근 알리바바의 알리페이는 물론 애플이 애플페이를 내놓는 등 글로벌 IT 기업이 앞다투어 관련 시장에 뛰어들면서 소위 '제3자 결제서비스' 전쟁의 시대가 왔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경쟁이 가열되는 양상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알리바바는 자국 시장에서의 압도적 우위를 바탕으로 해외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힘을 기울이는 모양새다. 아울러 중국 시장에 '군침'을 흘리고 있는 애플에 적극 협력하는 등 유연한 모습도 보여 주목된다.
지난 13일 알리바바는 애플과 중국 내 애플 결제서비스 제한적 운용에 대한 협력을 약속해 시장을 놀라게 했다. 알리페이를 운영하고 있는 미소금융그룹이 중국 내 아이폰 사용자의 애플페이 이용을 지원하겠다는 것.
이는 경쟁사의 경쟁 결제서비스를 직접 알리페이가 제공하는 것으로 파격적인 유연성을 보인 것이자 중국 국내 시장에서의 알리페이의 자신감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중국 시장을 제한적으로 내주고 글로벌 시장 진출의 물꼬를 틔우려는 전략적 선택으로 분석하고 있다. 실제로 알리페이 관계자는 "이번 협력으로 알리페이와 애플페이가 윈-윈 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오히려 기대감을 드러냈다.
현재 알리페이는 중국 내 모바일 결제시장의 약 50%를 차지하며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 지난 1년간 알리페이의 중국 내 총 결제규모도 3조8729억 위안(약 692조원)에 육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