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취임 이후 적극적 외교행보를 펼쳐온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그간 각국 정상들을 만나 주고 받은 선물 목록이 공개돼 관심을 끌고 있다.
15일 중국 인민망(人民網)은 가장 먼저 지난 2012년 후반 시 주석이 취임한 이후 첫 해외 순방지로 택한 나라인 러시아를 방문했을 당시를 회고했다.
이는 시중쉰이 부총리 시절이던 1959년대 사진으로 시 주석은 "아버지가 소련을 방문했을 때 사진을 많이 찍어 왔던 것을 기억한다"며 "이후 문화대혁명기에 사진들이 모두 파기돼 버리고 조그만 기념품들과 선물들만 남았으며 지금도 어머니가 그것을 간직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시 주석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캘리포니아주 란초미라지 서니랜즈에서 '장원(庄園)회동'을 펼쳤던 지난해 6월 8일 당시 오바마 대통령이 시 주석에게 선물했던 캘리포니아 세쿼이아 나무로 만든 원목의자도 소개됐다.
당시 두 정상은 넥타이도 매지 않은 채 장시간에 걸쳐 공원을 산책하며 '격식 없는' 파격 외교를 선보였다. 이와 관련해 매체는 시 주석이 당시 회동을 통해 중미 두 나라의 '상호존중과 합작공영'의 원칙을 처음으로 실현했다고 평했다.
올해 들어 최초의 유럽 순방에 나선 시 주석은 3월 28일~30일 독일을 방문, 알바 베를린(Alba Berlin) 농구 구단 최고경영자(CEO)로부터 10번의 등번호와 시진핑의 이니셜 J.P.XI가 새겨진 알바 베를린 농구팀 유니폼을 선물로 받았다. 아울러 메르켈 총리로부터는 1935년 제작된 중국 지도를 선물로 받았고, 이에 대한 답례로 시 주석은 중국식 자기와 화병을 선물로 전달했다.
이어 5월 12일 시 주석은 중국을 방문한 구르반굴리 베르디무함메도프 투르크메니스탄 대통령을 위해 세계적 명마인 '한혈보마(汗血寶馬·페르가나 말)를 선물했다. 이는 삼국지 명장 관우가 탔던 말로, 고서에 관련 전설도 많이 기록돼 있다.
앞서 지난 2012년에 당시 투르크메니스탄 대통령이던 사파르무라트 니아조프가 후진타오(胡錦濤) 전 국가주석에게 선물한 적이 있고, 투르크메니스탄이 중국에 이 명마를 선물한 것은 양국 우호관계를 과시하는 의미로 풀이된다.
아울러 매체는 올해 7월 시 주석이 한국을 국빈 방문했을 당시의 순간도 소개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바둑애호가로 알려진 시 주석을 위해 나전칠기함에 들어있는 바둑알을 선물했다. 또 은(銀) 다기세트, 한국 고유의 홍삼제품도 선물로 전달됐다. 이에 시 주석은 박 대통령에게 펑 여사의 싸인이 담긴 1∼6번째 앨범 DVD와 함께, 무궁화 자수가 들어간 유리 공예품과 중국 고대의 충성스런 장군을 그린 장군도를 선물했다.
시 주석은 7월 19일 아르헨티나를 방문했고, 아르헨티나 정부는 시 주석을 위해 아르헨티나 국가대표팀 10번 유니폼을 선물했다. 이 유니폼은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골든볼(최우수선수)의 주인공인 리오넬 메시가 입은 것으로 '축구광'인 시진핑을 위한 특별한 의미의 선물로 평가받았다.
9월 16일 스리랑카를 방문한 시 주석은 마힌다 라자팍사 대통령에게 중국 문화 고서를 선물했고, 라자팍사 대통령은 그 답례로 '중국의 콜럼버스'로 불리는 15세기 초 명나라 무장 정화(鄭和)의 비석 탁본과 스리랑카와 중국의 우호관계를 표현한 화첩을 선물했다.
이어 다음날인 17일 인도를 방문한 시 주석은 나렌드라 모디 인도 대통령의 생일을 맞아 채소로 만든 생일케이크와 함께 옥으로 만든 중국 장기, 쑤저우(蘇州)자수 공예품, 현장지로(玄奘之路) 기록영화를 선물로 전달했다.
얼마 전 막을 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한 각국 정상과 부인을 위해 시진핑 부부는 중국 고대 왕실의 부귀와 위엄을 상징하는 경태람(景泰蓝)자기와 핸드백, 은제 쟁반의 3종 선물셋트를 전했다.
아울러 APEC 정상회의 참석차 중국을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러시아에서 자체 연구개발한 스마트폰 '요타폰 2'를 선물했다. 요타폰은 러시아가 처음으로 자체 연구개발한 스마트폰으로 시 주석에게 선물할 당시에는 시장에 출시되지 않은 상태였다. 이 핸드폰은 러시아 본토 브랜드로 출시됐으나 생산과 제작공정은 중국에서 이뤄져, 요타폰 2가 다시 고향으로 돌아온 셈이라고 매체는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