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와 서울대 대학원에서 경제학 및 경영학을 공부한 그는 1987년 대우그룹에서 반도체 담당 애널리스트로 활동했다. 이후 대우증권과 한화투자증권에서 각각 리서치본부장을 거쳐 2010년부터 중국경제금융연구소로 소속을 옮겼다.
애초부터 그가 중국에 관심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대우증권에서 그는 17년간 반도체와 정보기술(IT) 담당 연구원으로 근무했다. 미국 실리콘밸리 흐름을 분석하던 게 주요 업무였다. 그러던 그가 중국 쪽으로 눈을 돌린 것은 2002년 리서치센터 본부장을 맡게 된 이후부터였다.
그는 매일 회사에서 중국인 강사와 함께 1시간씩 중국어 공부를 했다. 3년간 공부한 후 투자은행(IB)본부장으로 보직을 옮겨 중국 기업을 한국에 상장하는 업무를 맡게 됐다. 그러나 그가 느낀 것은 업무를 제대로 하려면 중국에서 공부를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해서 칭화대 경영학석사(MBA) 과정을 밟았다.
우리나라에 최초로 상장한 외국기업은 2007년 기업공개(IPO)를 한 '화풍방직국제집단유한공사'라는 중국기업다. 이것이 전 소장 작품이다.
그는 "칭화대에서 공부한 경력과 중국어 실력 덕분에 현지 기업과 접촉에 어려움이 덜했다"며 "당시 회사 IPO를 위해 중국에서 수십개 도시를 돌고 수백개 기업을 만나면서 중국인 문화와 습성을 파악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런 그가 푸단대에서 다시 학업을 시작한 것은 한화투자증권으로 회사를 옮긴 후였다. 주 업무 영역이 상하이였는데, 양자강 이남에 위치한 상하이는 이북인 베이징과는 전혀 다른 문화를 지녔다. 현지 금융기관 인사 한 명이 그에게 귀띔했다. "상하이에서 사업하려면 칭화대 경력과 인맥은 소용없을 것이다. 상하이에서는 푸단대 네트워크를 활용해야 한다."
전 소장은 "회사에서 생계형으로 공부를 하긴 했으나 하다보니 중국 내 정치 수도로 불리는 베이징과 금융 중심지인 상하이에서 모두 공부하게 됐다"며 "어쩌다보니 MBA 쇼핑을 하게 됐네요"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에 진출하거나 사업을 하려는 국내 기업을 보면 안타깝다고 했다. "현지 중국법인 대표가 중국어를 모르는데 어떻게 상대와 의사소통을 하겠습니까. 그 나라 언어와 문화, 시스템부터 배우는 것이 해외 비즈니스에서 첫 걸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