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광효 기자= 인공 유령 제작 성공 소식이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원혼을 불러들인 것이 아니라 과학적으로 영혼 또는 유령이라는 존재가 ‘뇌의 착각’임을 증명한 것.
11일(현지시간)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의학전문매체 메디컬 엑스프레스는 인공 유령 제작 성공에 대해 “스위스 로잔공과대학(Ecole Polytechnique Federale de Lausanne) 연구진이 뇌 감각 신호를 인위적으로 조정하는 방법으로 인공 형태의 유령을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고 전했다.
인공 유령 제작 성공에 대해 연구진은 평소 유령을 본다고 주장하는 뇌전증(간질) 환자 12명의 뇌를 MRI(자기공명영상장치)로 분석한 결과 이들의 섬 피질(insular cortex), 전두골 피질(parietal-frontal cortex), 측두두정 피질(temporo-parietal cortex) 부분에서 특정 흐름이 나타나는 사실을 확인했다.
본래 해당 부위는 공간 인지, 자아인식, 주변 움직임을 감지하는 역할을 수행하는데, 만일 아무도 없는 공간에서 누군가의 움직임이 느껴지거나 귀신이 있다고 판단되면 바로 이 3군데 부위에서 발생된 뇌 감각 신호가 과하게 혹은 잘못 전달되기 때문이라는 것이 연구진의 판단이다.
이에 연구진은 실제 유령을 인공적으로 만들기로 결정했는데, 방식은 신체감각을 인위적으로 조절시키는 로봇으로 뇌 신호를 흐트러뜨려 사람들이 실제 유령이 존재하는 것처럼 착각하게 만드는 것이다.
연구진은 사람의 손과 등·허리 부위를 자극하는 용도의 두 로봇을 각각 실험참가자의 앞뒤로 배치하고 500밀리 초의 진동을 가한 다음 느낌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관찰했다.
이때 실험 참가자들은 두 눈을 완전히 가려 주변 상황을 인위적으로 전혀 인지할 수 없었다.
실험이 시작된 후 해당 참가자들은 일제히 “이 방에 나 말고 다른 누군가가 존재한다”, “제3의 존재가 나를 감시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실험 참가자 두 명은 “지금 유령 4명이 주위를 감싸고 있다”며 너무 무섭다고 즉각적인 실험 중단을 요청했다. 두 로봇이 전하는 빠른 진동으로 유령들이 실험실 안에서 탄생한 것.
이번 인공 유령 제작 성공 연구 결과는 보이지 않는 존재에 대한 두려움은 뇌로 정보가 받아들여지는 과정에서 발생한 신호 왜곡일 가능성이 높음을 알려준다.
로잔공과대학 올라프 블랑케 교수는 인공 유령 제작 성공에 대해 “해당 실험은 제3의 존재를 인지하도록 실험실에서 인공적으로 유도한 첫 사례”라며 “유령의 존재란 결국 뇌 감각 신호 간의 충돌에서 빚어지는 현상임을 알려주고 있다”고 말했다.
인공 유령 제작 성공 인공 유령 제작 성공 인공 유령 제작 성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