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화제의 드라마 '미생'의 세트장은 어떤 모습일까? 어떤 특별함이나 화려함이 넘칠 것 같지만 '의외로' 평범했고, 그래서 더 사실적으로 다가왔다.
5일 서울 봉래동 서울스퀘어에서 진행된 tvN 금토드라마 '미생'(극본 정윤정·연출 김원석) 기자간담회에서는 영업 1, 2, 3팀과 영업 부장실의 모습이 살짝 공개됐다. 오상식 과장(이성민)과 김동식 대리(김대명)이 한숨을 쉬며 이야기를 나누었던 옥상도 볼 수 있었다.
이어 "대우인터내셔널의 건물이라는 점도 의미가 있었다. IMF 이후 대우가 해체되면서 건물도 외국계에 넘어갔지만 여전히 한국 경제에 대한 상징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입주사 때문에 서울스퀘어 촬영은 평일 퇴근 후와 주말에 주로 이루어진다. 주중에는 경기도 남양주에 있는 500평 규모의 세트장에서 진행된다. 이 PD에 따르면 남양주 세트장은 서울스퀘어와 똑같은 사무공간이 재현돼있을 뿐 아니라 엘리베이터 구조까지 같은 모양으로 준비돼있다. 건물 특유의 디테일한 부분 역시 그대로 재현됐다.
'미생'은 직장인의 애환을 사실감 있게 그리며 공감을 이끌어내고 있다. 직장인의 부모, 아내, 자녀에게는 가족에 대한 사랑을 느낄 수 있는 감동의 메시지를 전하며 전 연령대를 아우르는 치유와 공감의 드라마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미생'이 이런 힘을 갖게 된데에는 작은 소품까지 꼼꼼이 챙기는 스태프의 정성과 노력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날 공개된 '미생' 세트장은 실제 사무실로 착각할 정도로 완벽에 가까웠다. 책상에는 서류와 메모지로 가득했고, 사무실 곳곳에는 세계지도와 계약 수주액 관련표 등이 걸려 있었다.
미술팀이 대우인터내셔널의 실제 사무실을 수차례 방문해 소품을 촬영했고, 원인터내셔널의 로고로 사무용품도 자체제작한 노력의 결과다. 결제서류와 운송장 등 종합상사와 관련한 업무 역시 대우인터내셔널의 자문을 받았다. 별 것 아닌 작은 것이라고 생각할 법도 하지만 이 PD는 "전문직 드라마를 표방하는 만큼 작은 것까지 신경썼다. 드라마 상에서는 순식간에 지나가는 장면이지만 현실감을 주기 위해 많은 부분을 챙기고 있다"고 말했다.
극중 인물들이 마음이 답답할 때마다 찾는 옥상은 서울 시내가 한 눈에 내려다 보이는 공간이었다. 이 PD가 "서울 시내의 전망이 생생하게 보이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옥상이야 말로 '미생'의 생생한 느낌을 전해주는 상징적 공간"이라고 자신할 만했다.
종합무역상사 내부를 극사실적으로 옮기려는 '미생'팀의 노력이 시청자의 마음에 닿아서일까. 총 20부작의 '미생'은 아직 6회밖에 방영되지 않았지만, 시청자의 반응은 뜨겁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미생'의 평균 시청률은 4.6%(이하 유료플랫폼가구 기준), 최고 6.0%를 기록했다. 케이블, 위성, IPTV 통합 10대부터 50대까지 남녀 전연령대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하며 순항 중이다.
배우의 호연, 촬영장 분위기, 그리고 디테일한 모습까지 '미생'의 인기 요인은 충분했다. 그리고 이런 밑바탕이 중반부를 향해가는 '미생'의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