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샤오핑 손녀 사위, 한국 고위층 만나 우리은행 인수전 참여 타진

2014-11-03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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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방보험 인수전 참여로 유효경쟁 성립...중국 자본에 대한 거부감도

[그래픽=김효곤기자 hyogoncap@]


아주경제 장슬기·박선미·문지훈 기자 = 우샤오후이 안방보험그룹 회장이 최근 한국을 방문해 우리은행 경영권 인수 의사를 타진하면서 금융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안방보험그룹은 자금력이 막강해 우리은행 민영화의 주요 변수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다만 국내 대형 시중은행의 경영권을 중국 자본이 차지할 경우  정서적 거부감이 야기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이에 안방보험이 오는 28일 서류입찰에 참여하면 외국계 자본에 대한 평가기준을 만든다는 게 금융당국의 입장이다. 
◆'덩샤오핑 손녀 사위' 우샤오후이 회장은 누구?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샤오후이 회장은 금융권 전·현직 고위관계자들을 만나 우리은행 인수를 타진하기 위해 최근 한국을 방문했다.  우리은행 매각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우샤오후이 회장이 우리은행 경영권 인수 의사를 적극적으로 밝힌 만큼, 유효 경쟁이 성립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당초 정부는 우리은행 지분 30%를 통째로 사겠다는 곳이 두 곳 이상 나타나 유효경쟁이 성사돼야 우리은행의 지배적 주주로 인정해주기로 했었다. 우샤오후이 회장은 덩샤오핑 전 주석의 손녀 사위로 중국 정치인들로부터 막강한 지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그가 이끄는 안방보험그룹은 은행과 생명보험, 손해보험, 자산운용 등 계열사만 10개에 달한다.  얼마 전에는 미국 맨해튼의 고급 호텔 월도프아스토리아 매입계약을 체결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우샤오후이 회장이 우리은행 경영권을 거머쥘 경우 선진 금융기법을 중국에 도입해, 중국 금융시장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이 우리은행 인수?…"금융주권 빼앗길라"

안방보험그룹이 입찰에 참여하게 되면 무산될 수도 있는 우리은행 민영화 작업이 활기를 띌 수 있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외국자본에 필요 이상으로 금융권에 대한 문이 열려있다보니 실질적으로 국내 금융사의 경우 외국지분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금융사들이 국내 사업에 안주하고 있는 실정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자칫 자국에서 활용하기 위해 국내에서 여러 노하우를 빼내는 것에 그칠 가능성도 있다"며 "국내 금융사 육성 차원에서 어떤 방법이 합리적인 대안인지 생각해보는 정책적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경서 고려대 교수는 "우리은행의 역사적 상징성과 전국망 규모, 기업금융에 강점을 가진 특성 등을 고려하면 외국자본에 넘기는 것은 부정적인 측면이 더 많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박 교수는 "기업에 자금을 공급한다는 것은 해당 기업에 대한 많은 정보를 갖게 되고, 심지어 기업의 생사여탈권을 갖는 것을 의미한다"며 "국내 금융시장이 아직 완전자율경쟁 체제가 아닌만큼 일종의 금융주권을 외국자본에 넘기는 것에 대해선 조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조금 더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우리은행에 투입된 공적자금을 회수하기 위해서는 매각이 절실하지만, 교보생명을 제외하고 아직 뚜렷한 인수주체가 없기 때문이다.

안방보험이 입찰에 참여하면 유효경쟁이 성립되지만, 금융당국 역시 외국자본에 넘기는 데 대한 정서적 거부감을 의식하는 눈치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향후 종합적인 평가기준을 만들 예정으로 (외국자본 여부가) 평가기준에 반영될 것"이라며 "공적자금관리위원회와 논의한 뒤 결정해야 할 사안"이라고 밝혔다. 

◆'인수후보 1순위' 교보생명, 자금력 끌어올릴까 

국내 금융사 중 우리은행 인수에 관심을 보이는 곳은 현재 교보생명이 유일하다. 현재 교보생명은 한국투자증권과 손잡고 우리은행 인수전에 참여하는 일명 'W프로젝트'를 논의하고 있다.

우리은행 경영권 지분을 인수하는 방안이 한투증권 실무진에서도 본격적으로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한투증권 측에서 교보생명과 함께 인수전에 참여할 경우를 가정해 밑그림 정도를 문서화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만 현재까지 (교보생명과의) 직접적인 접촉은 없었고 추가적으로 진행된 사항도 없다"고 말했다.

교보생명이 일본계 금융사인 SBI그룹과 제휴해 인수전에 뛰어든다는 소문도 있었다. 그러나 SBI그룹 측은 사실이 아니라고 일축했다. SBI그룹 관계자는 "우리은행 인수와 관련해 어떤 논의도, 검토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공식 확인됐다"고 전했다. 

다만 현재 자금여력이 1조3000억원 규모로 추산되고 있는 교보생명은 약 3조원의 자금이 필요한 우리은행의 인수전에서 투자자와의 컨소시엄이 불가피하다. 교보생명이 인수전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투자자 유치를 위한 물밑작업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우리은행 경영권 인수 서류입찰 마감일은 오는 28일 오후 5시로 소수지분 매각 입찰도 같은 날 마감한다. 매각 주관사는 대우증권과 삼성증권, JP모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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