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전문가들은 전·월세 공급 확대를 위한 세제 혜택과 주택바우처 확대 등 전세 시장 안정화 대책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입을 모은다. <관련기사=4면>
22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9월 전·월세 거래동향'에 따르면 지난 9월 전·월세 거래량은 10만8365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9만4199건)보다 15.0% 증가했다. 올들어 9월까지 전·월세 총 거래량은 110만4089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4% 증가했다. 2012년 이후 3년 연속 증가세다.
정부의 부동산 시장 규제 완화로 매매 시장이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지만 전셋값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5년전인 2009년 9월과 비교해 9월 현재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44.03% 급등했다. 시·도별로는 대구가 65.71% 로 최대폭 올랐다. 보증금 2억원이 3억3000만원으로 오른 셈이다. 매매가 대비 전셋값 비중도 지난달 처음 70%를 돌파했다.
개별 단지별로는 전셋값이 한달새 1000만~2000만원 올랐다. 국토부 실거래가 자료를 보면 서울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전용 84.99㎡)의 경우 전셋값이 8월 6억3000만원에서 9월에는 6억5000만원으로 2000만원 뛰었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전용 76.79㎡)는 같은 기간 3억2000만원에서 3억3000만원으로 1000만원 상승했다.
강북구 미아동 SK북한산시티(전용 59.98㎡)도 8월 2억1000만원에 9월에는 1000만원 오른 2억2000만원에 거래됐다.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새터마을 죽전 힐스테이트(전용 85㎡·5층)는 한달새 전세 실거래가가 2억8000만원에서 3억원으로 올랐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재건축 연한 단축을 골자로 한 정비사업 규제를 완화하면서 강남 지역을 중심으로 재건축·재개발 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어 이주 수요로 인한 전셋값 상승 압박이 더욱 커질 것으로 우려됐다. 동탄 등 일부 지역의 경우 전세 비중이 80%를 넘어서면서 깡통 전세로 보증금을 떼일 가능성도 큰 상황이다. 하지만 정부정책은 매매 시장 활성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전세 시장 안정에는 역부족이란 지적이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집값 상승의 기대심리 저하와 전세의 월세 전환으로 매물 부족 현상이 깊어졌다”며 “전세보증금 보호와 임대주택 공급물량 확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