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한국감정원 조사를 보면 지난달 전국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은 조사 이후 처음으로 70%를 기록했다. 서울은 성동(74.4%)·서대문(73.9%)·동작구(72.4%), 경기도에서는 의왕시(76.7%)와 고양시 덕양구(75.2%) 등이 높은 전세가율을 나타냈다. 지방은 대구(74.6%)와 광주(78.2%)가 전국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대구 달성구(79.0%)와 광주 광산구(81.1%)는 전세가율이 80% 안팎에 달했다.
닥터아파트 조사를 보면 개별 단지별로는 경기도 화성시 병점동 대창그린이 3.3㎡당 평균 매매·전세가를 기준으로 한 전세가율이 93.1%에 달했다. 전용 59㎡의 경우 매매가격이 1억4866만원, 전세가 1억3853만원으로 불과 1000만원 가량 차이나는 것이다.
수원시 정자동에 위치한 한라비발디(90.7%)도 전세가율이 90%를 넘었다. 이어 용인시 상하동 인정프린스(89.9%), 수원시 영통동 벽적골마을 롯데(89.3%), 수원시 권선동 신동아·대원(86.9%) 등 순으로 높았다. 서울에서도 강서구 염창동 태진가람(86.8%), 영등포구 문래동6가 미주프라자(88.1%), 양천구 신정동 파인빌(86.7%) 등이 높은 전세가율을 기록했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금리가 낮아지면 전세 보증금의 이자수익이 감소해 전세를 월세로 바꾸려는 집주인이 늘어날 것”이라며 “전셋집 공급 물량이 줄어 전세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닥터아파트 권일 리서치팀장은 “서울 강북권과 인천 등 전셋값 상승세가 높은 지역에서 중소형 주택을 매입하는 세입자가 늘고 있다”며 “매매시장이 잠시 주춤하고 전셋값 상승세가 예상돼 이달말부터 매매전한 수요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파트 경매시장도 전세 세입자들의 내 집 마련 창구로 꼽힌다. 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경매시장에서 낙찰된 서울·수도권 아파트(주상복합 포함)의 평균 감정가 대비 낙찰가의 비율(낙찰가율)은 88.50%로 조사됐다. 강남 등 일부 지역의 경우 낙찰가율이 100%를 웃도는 매물도 있지만 여전히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에 내집 마련을 할 수 있는 수단인 셈이다. 이에 따라 경매에 실수요자들이 몰리고 있다. 9월 기준 서울·수도권 아파트 평균 응찰자수는 8.85명으로 5월(6.42명) 이후 5개월 연속 증가했다.
대법원경매정보를 보면 오는 21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는 강남구 도곡동 현대그린아파트 전용 84㎡가 경매에 부쳐진다. 감정가는 7억원이지만 1차례 유찰돼 5억6000만원까지 떨어졌다. 중구 신당동 소재 현대아파트 전용 139㎡는 23일 감정가(5억원)의 80%인 4억원에 경매를 시작한다. 29일에는 동작구 사당동 사당우성 아파트 전용 118㎡가 경매에 나온다. 최저매각가는 4억1600만원으로 감정가(5억2000만원)의 80%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