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드리언~, 에이드리언". 눈두덩이 '밤탱이'가 된 채 여자 이름만 부르던 남자. 록키다. 영화에서 그 남자가 그토록 '에이드리언'을 왜 불렀는지 기억이 안난다면, 이 책이 말해준다.
'이기든 지든 끝까지 자기 힘으로 버티어낸' 록키의 그 말을 잊지않고 가슴에 새긴 한 남자는 '버티는 삶에 관하여'라는 에세이를 썼다. 요즘 방송(예능)인으로 TV화면에 부쩍 얼굴을 비치고 있는 허지웅이다.
방송인보다는 '글을 쓰는 허지웅'이라고 소개한다는 그의 두번째 에세이다. 지난 3월 '개포동 김갑수씨의 사정'에 이어낸 책이다.
냉소적이고 시니컬한 표정의 그가 방송에서 먹히는 건, 말을 좀 한다는 것. 돌려깎기가 대세인 성형과 달리 돌려치지 않고 돌직구를 날리는 멋때문이다. 그럼에도 무식해보이지 않는 건 영화 잡지기자출신이라는 덕도 있다.
어릴적부터 영화와 책을 많이 보고 읽고 자란 모양이다. 이 책에는 '중학생때 포경수술후에 엄마한테 책을 사달라고 하거나, 영화를 보다가 흥분해 실밭이 터졌다'는 고백도 들어있다.
신변잡기와 시시껄렁한 이야기가 가득하지만 20대 시절 그가 맨몸으로 세상에 나와 버틴 경험들과 30대를 건너고 있는 동시대 남자의 열망을 엿볼수 있다. 또한 보면서도 몰랐던 영화의 명대사와 의미를 다시 느껴보게 한다.1만58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