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지훈 기자 = 김종욱 SBI저축은행 대표이사는 향후 영업활성화 전략 중 하나로 관계형 금융과 인터넷은행 설립을 꼽았다.
김 대표는 10일 "과거 부동산담보 위주의 대출영업은 지속 가능한 성장모델이 아니다"라며 금융당국이 최근 저축은행 발전방안으로 제시한 관계형 금융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했다.
이어 "계량화 중심의 기존 거래기반 대출방식으로는 중소 영세기업이나 서민들의 자금공급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고객정보 불확실성 등으로 부실 가능성이 컸던 게 사실"이라며 "저축은행업계의 관심과 다양한 노력이 저축은행의 새로운 수익모델을 창출하는 효과도 가져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관계형 금융의 성공 요인으로 여신 고객정보에 대한 수집·분석·관리역량 향상과 네트워크 형성, 서민정책자금 배분 및 확대, 제도적 보완책 등을 꼽았다.
그는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의 경우 재무정보 신뢰성이 낮아 정보의 비대칭성 문제가 크다"며 "업종별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들에 대한 정보 수집·심사·관리를 위한 역량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관계형 금융 조기 정착을 위한 정책적 지원이 함께 융합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또 "자금 수요자와 저축은행 간 정보 및 네트워크가 형성돼 있지 않아 시장발굴이 쉽지 않은 만큼 관계형 금융 활성화를 위해 적절한 영업채널 네트워크 등 대출중개시장이 구축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SBI저축은행의 인터넷은행 설립도 준비하고 있다. 이와 관련, 금융위원회는 지난 7월 '금융규제개혁 제안과제 검토결과'를 발표하면서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 허용을 중장기 검토 과제로 제시했다.
그는 "국내에 인터넷 환경이 잘 발달됐음에도 인터넷은행이 없는 것은 금융실명제가 철저히 시행됐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정부와 금융권의 소극적 태도 때문이기도 하다"라며 "중장기적으로 선진금융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인터넷은행을 기반으로 한 혁신적인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준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인터넷은행을 앞세워 시중은행들의 밀착형 점포망 속에서 SBI저축은행의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인터넷은행이 탄생하면 시중은행의 시장점유율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에 설립을 반대하고 있지만 인터넷은행에 대한 논의가 시작됐고, 향후 2~3년 내 출현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이에 대해 철저히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SBI저축은행의 모기업인 SBI가 일본에서 스미신SBI네트은행을 운영하고 있는 만큼 모기업의 운영 경험을 살린다는 방침이다.
김 대표는 "일본에서 일부 직원을 지원받아 (인터넷은행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며 "금융당국에서 중장기 전략으로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그에 맞춰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